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점 우물 Feb 28. 2020

꽃시장

20200228

꽃시장에 갔다.

비에 젖은 촉촉한 흙내음이 마음을 

안정시켜줬다. 비가 적당한 날에 조용하고

예쁜 공원을 혼자 산책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캄파눌라, 종이꽃, 앵초, 베고니아 빨강  노랑 주황, 눈꽃, 행잉 틸란테시아 등을 샀다.

각각의 꽃은 키우는 법이 다르다.

그리하여 열심히 질문하고 적어왔다.

하지만 모든 꽃들은 햇빛을 좋아한다.


모든 꽃들은 햇빛을 사랑한다.


오전에 잠시 나쁜 생각이 들었다.

명희 언니랑 통화를 했다.

괜찮다고 주말에 작은새랑 함께

오겠다고 했다.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고 일어났다.

전염병 시대에 흔한 질병, 불안.

식사 생각도 나지 않았다.

일단 기분이 나아져야

뭐라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뭐라도 들어가지 않을 때..는

감사하며 금식한다고 생각하고 기도하자...


그래서 꽃시장에 갔다. 잘 한 일이었다.

꽃 속에 있으니 내 안의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눈으로 성찬을 포식하는 기분이었다.

내 안에는 토끼도 있고 범도 있다...

그것을 안다.

어느날은 내가 내게 먹힐 것만 같다.

하지만 나는 나를 지키는 법을 안다.

동생과 통화를 했다. 전화를 해주어서

참 고마웠다  

지금까지 잘 생존해왔으니까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승리하자.

소소하고 행복한 일상 속에서 위대한 꿈을

키워내자.

아름답기 그지 없는 꽃들 속에서 꿈 없는

깊은 잠을 자자.

토닥토닥.


매거진의 이전글 그런데 바하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