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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호 그리고 보람 Jun 04. 2019

[보] 하노이 맛 기행_1편

베트남 음식은 살 안 쪄요. 살은 내가 쪄요.

Tinder에서 만나 결혼을 약속한 커플로, 태국으로 이민을 계획 중입니다. 
함께 글을 쓰면서 번갈아 가며 올리고 있습니다. 제목의 [윤]은 윤호의 글, [보]는 보람의 글입니다.


4박 5일 하노이 여행을 갔다. 출발 전부터 관광은 별로 관심이 없었다. 편도만 4~5시간 정도 걸린다길래 그 유명하다는 하롱베이도 가지 않았다. 그러면 뭘 했냐고? 그저 먹고, 마시고, 또 먹었다! 5일 간 방문했던 식당과 술집에 대한 짤막한 기록을 간단하게 남겨보려고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PbG1cVAsfa8&t=

영상으로 보는 하노이 맛 기행 Part 1


1. 분보남보(Bún Bò Nam Bộ)

- 67 Hàng Điếu, Cửa Đông, Hoàn Kiếm, Hà Nội, Vietnam

- 분보남보 60,000 동, 맥주 20,000동


채보 : 베트남은 처음인 터라 태국에서 먹은 음식들과 비슷한 맛을 상상했었다. 허나 그 편견을 완벽하게 깨뜨려준 음식. 여느 동남아 음식들이 강렬하고 자극적인 느낌이라면 이 음식은 담백하고 은은한 느낌이다. 처음 먹었을 땐 과연 이게 무슨 맛일까 싶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구미가 당긴다. 이번 여행에서 먹은 음식 중 개인적으로는 Best 3 안에 포함시킬 수 있겠다. 


유노 : 먹기 전까지는 도대체 무슨 맛인지 상상도 안 가는 비주얼의 비빔국수. 먹어보니 맛도 꽤나 이국적이었다. 달콤하고 새콤하면서 짭짤한 맛에 동남아 특유의 향신료 향까지 어우러진 데다 , 고명으로 볶은 소고기까지 얹혀 있어서 균형 잡힌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었다. 베트남 첫 식사로써 꽤나 강렬한 느낌.



2. 맥주거리

- 구글 맵에 'Ta Hien'으로 검색

- 바베큐 2인 세트 250,000동 / 맥주 30,000동


채보 : 맛보단 분위기를 기대하고 방문하면 좋을 듯. 굳이 짠내투어에서 나온 집을 찾지도 않았는데 어째서인지 자석 끌리듯 그 집에 앉아있었다. 종업원 언니의 유창한 한국어가 재미를 더해주었던 곳. 


유노 : 토요일 저녁에 방문해서인지 굉장히 사람이 많았다. 사실 음식이 맛있고 맥주 맛이 특별하다기보단, 현지인/외국인들이 어우러져서 다닥다닥 붙어 음식을 먹고 맥주를 마시는 분위기 때문에 더 흥이 나는 느낌. 마음만 먹으면 맥주거리의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3. 과일 요거트(Huyen Vy Cafe)

- 5B Đinh Liệt, Hàng Đào, Hoàn Kiếm, Hà Nội, Vietnam

- 과일 요거트 컵 35,000동


채보 : 이번 여행 Best 3 중 한 곳! 메뉴판도 없는데 사람은 바글바글하다. 삼삼오오 모여 뭔가 시원해 보이는 걸 먹고 있어서 호기심에 들러본 곳인데 결론적으로는 아주 좋았다. 다만 메뉴도 없고 외국인도 거의 없어서 주문하는 게 상당히 난감하다. 문제는 메뉴가 한 두 개가 아니라 각각의 조합이 다양해 보여서 더욱더 난감. 우린 미어캣 같은 자세로 옆에 서서 앞사람이 내가 먹고 싶은 메뉴를 주문하는 순간! "나도!" 하며 손짓으로 가리켜 주문했다. 딸기, 수박, 코코넛, 잭프룻 등 다양한 과일과 요거트, 연유 등을 섞어 주는데 디저트로 이만한 게 없을 듯싶다. 다만 아주머니가 전화 통화 이후엔 반드시 화를 내시는데 그 타이밍만 잘 피해서 주문하면 좋을 듯. (그렇게 전화를 받을 때마다 화가 나면 안 받으시는 게 어떨까...)


유노 : 맥주거리에서 저녁을 먹고 나왔는데, '도대체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저 과일 컵은 뭐야?'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보람이가 발견한 곳. 손님이 대부분 현지인뿐이어서 호기심이 생겨서 들어가 봤는데, 사람도 많고 배달업체 직원들도 많이 와서 주문하기까지 10여분 정도 기다렸다. 요거트에 과일과 젤리, 코코넛 밀크를 섞어서 내어주는데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해 보였지만 언어의 한계로 인해 가장 기본 메뉴(로 보이는 것)를 주문. 얼음을 요청하면 얹어주기도 하니 더운 하노이에서 디저트로 딱이다. 왜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인아주머니가 화를 잘 내시는데(구글에서 낮은 평점은 대부분 서비스 마인드에 관한 것이었다) 주문은 틀림없이 잘 받으시니 너무 걱정 마시길.



4. 루프탑 바(Diamond Sky Bar - The Rooftop of Hanoi)

- No 32 Lo Su St, Old Quarter, Hoan Kiem Dist, Lý Thái Tổ, Hanoi, Hà Nội 100000, Vietnam

- 칵테일 185,000동 (tax 별도)

채보 : 원래 하노이에서 유명한 루프탑 바는 롯데호텔에 있는 탑 오브 하노이인데 개인적으로는 조용하고 아늑해 보이는 느낌이 더 좋아서 찾은 곳이었다. 그리 높은 층에 있지 않아서(12층) 흔히 기대하는 블링블링 으리으리한 루프탑의 느낌은 아니지만 그 나름대로의 분위기가 매력적인 곳이었다. 우리가 간 날은 라이브 공연이 있는 날이었는데 밴드 실력도 꽤 좋은 편이어서 만족스러웠다. 다만 부족한 게 있다면 칵테일 맛인데, 다 만든 칵테일에 어이쿠! 하며 물을 부은 맛. 칵테일 대신 맥주나 와인, 위스키를 마시는 게 좋을 듯. 


윤호 : 루프탑 공간은 조금 작지만 잘 꾸며져 있고 호수를 바라보는 야경도 꽤나 멋있었다. 토요일 저녁에 라이브 공연을 하는 것 같은데, 우리가 갔을 때도 공연이 진행 중이었고 음악도 꽤 좋았다. 주류 가격도 한국에 비교하면 꽤나 착했는데, 단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칵테일의 퀄리티가 너무 기대 이하였다. 최근 보람이와 어센틱 바를 돌아다니며 우리의 기준이 높아진 탓도 없진 않겠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칵테일 대신 맥주나 와인을 마신다면 훨씬 좋은 선택!



5. 분짜(Bun Cha Dac Kim)

- 67 Đường Thành, Hàng Bông, Hoàn Kiếm, Hà Nội, Vietnam

- 분짜 + 스프링롤 콤보 : 90000동, 분짜 : 60,000동


채보 : 원래 가려던 곳은 '분짜닥킴'이라는 분짜집이었는데 그곳 위생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대안으로 온 곳. 그런데 어째서인지 이 가게 이름도 똑같이 분짜닥킴이다. 짝퉁인 건지, '분짜닥킴' 자체에 어떤 의미가 있어서인지는 알 수 없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묽은 소스와 양념된 고기, 쌀국수 면, 각종 채소가 함께 나오는데 그 조합이 상당히 좋다. 원조 분짜닥킴에 가보질 않았으니 직접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내 기준엔 이곳도 충분히 맛있었다.


윤호 : 기사식당이나 백반집의 숯불구이 같은 느낌의 돼지고기와 달짝지근한 소스, 면과 야채의 조합이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속칭 오바바 분짜집은 숙소에서 너무 멀었고, 원조(?) 분짜닥킴은 도저히 식사를 할 수 있을 만한 환경이 아니어서 급하게 다른 곳을 찾아왔는데 특별히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다만 마지막에 계산할 때 살짝 영수증 장난을 쳤던 것 같은 느낌(5,000동을 더 불러서 정정했다)을 받아서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던 식사.



6. 코코넛 아이스크림(Trang Tien Ice Cream)

- 35 Tràng Tiền, Hoàn Kiếm, Hà Nội, Vietnam

- 소프트 아이스크림 12,000동


채보 : 바닐라맛 아이스크림에 코코넛 향을 입힌 맛. 엄청나게 맛있다거나 완전히 새롭다고 할 순 없지만 60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했을 때, 이만하면 충분히 만족스럽다.


유노 : 원래는 Pizza 4P's에서 식사를 하게 되면 후식으로 먹으려고 생각해두고 있었는데, Qui와 스냅사진을 찍다가 엉겁결에 가게 된 곳. 1958년에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궁금증 해소 차원에라도 한 번 가보고 싶었다. 바 형태나 스무디 등 여러 가지 아이스크림을 판다고 들었는데 우리가 선택했던 것은 소프트콘 아이스크림이었다. 크기와 당도, 가격 모두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7. The Alchemist(어센틱 바)

- 19 Nguyễn Quang Bích, Cửa Đông, Hoàn Kiếm, Hà Nội 100000, Vietnam

- 칵테일 200,000동 내외


채보 : 전날 다녀온 다이아몬드 스카이바 덕에(?) 하노이 칵테일바에 대한 기대가 크게 낮아진 채로 방문했던 곳. 다이아몬드 스카이바가 다 만든 칵테일에 ‘어이쿠’하면서 물을 쏟은 맛이라면, 이곳은 칵테일을 다 만들어두고 깜빡한 채 화장실 다녀와서 ‘어이쿠?’ 하며 내어준 느낌...? 싱거웠다는 말을 이렇게나 어렵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 칵테일의 수준이 생각보다 높구나 느끼는 동시에 우리나라 절반 가격임을 보고는 이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하노이에서는 괜찮은 수준의 바인 거 같다.


유노 : 말할 거리가 많은 바다. 우선 입구가 특이하다. 1층에도 작은 바(전혀 다른 업장이다!)가 하나 있는데, 그 바를 지나쳐 2층을 올라가야 비로소 목적지인 바에 도달할 수 있다. 처음 오면 멋모르고 1층에서 마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는 2층과 3층을 사용하고 있으며, 처음에는 3층으로 안내되었는데 백 바 구경을 더 하고 싶어서 보람이를 두고 잠시 2층으로 내려왔다가 바에 자리가 난 것을 확인하고 2층으로 옮겼다. 휴일을 앞둔 일요일 저녁이어서인지 상당히 붐볐지만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한 바텐더가 스트레이너를 이용해 셰이커에서 칵테일을 따르다가 완전히 엎어버린 참사를 목격하게 되었다. 바를 자주 다니는 편은 아니어서 이런 장면은 본 적이 없는데, 있을 수는 있는 일이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왠지 마음이 찜찜했다. 게다가 보람이가 시킨 올드 패션드가 마치 물이 들어간 것처럼 살짝 밍밍한 느낌이었다. 이건 내 추측이지만 더운 나라여서 아무래도 센 도수의 술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렇게 만들었나 싶었다. 청량한 술이 먹고 싶어서 내가 시켰던 모스코뮬은 양호했다. 


낯선 도시에서 바를 방문하는 일은 늘 설레는 일이니까, 밤과 칵테일을 좋아한다면 방문을 고려해볼 만한 곳. 다만 실내에서 흡연이 가능하니 담배 냄새에 민감하다면 방문을 고려해볼 것.



* 2편으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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