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지기 친구인데, 지금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안 맞습니다.”
“투자는 똑같이 했는데, 일은 저 혼자 다 합니다.”
동업 분쟁을 상담하다 보면 참 자주 듣는 말입니다.
초기 동업을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은 긍정적이고 희망적입니다.
함께 시작하고, 함께 책임지고, 함께 성공하겠다는 약속.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 ‘함께’는 생각보다 쉽게 금이 갑니다.
대부분의 동업은 ‘믿음’으로 시작합니다.
지분은 대충 반반, 역할은 이야기하면서 조율하고, 수익은 나중에 봐서 나누자고 합니다.
처음에는 좋습니다.
두 사람은 성공에 대한 기대와 의욕이 넘쳐 납니다. 그런데 시간이 경과하고 돈이 오가기 시작하면, 서서히 균열이 생깁니다.
한쪽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실무를 다 하는데 왜 똑같이 가져가죠?”
다른 쪽은 이렇게 말합니다.
“처음부터 반반 하자고 했잖아요. 갑자기 왜 말을 바꿔요?”
이쯤 되면 관계는 삐걱거리고, ‘사람의 문제’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경험상, 이건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입니다.
기여도에 대한 기준, 수익 분배 방식, 의사결정 권한 등…
이 모든 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래가는 동업은 없었습니다.
동업분쟁변호사로서 실제 사건을 수행하다 보면, 갈등의 양상은 참 닮아 있습니다. 실무에서 경험한 수많은 동업 분쟁 중 가장 흔한 쟁점 몇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처음 동업을 시작할 때는 수익은 “50:50으로 나누자”는 말이 자연스럽게 오갑니다.
대개 그 비율은 출자금을 기준으로 정하지만, 사업이 실제로 운영되기 시작하면 기여의 무게가 다르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한쪽은 매장을 지키고, 고객 응대와 직원 관리, 발주, 회계까지 도맡습니다.
반면 다른 쪽은 현장에는 잘 나오지 않고, 초기 자본을 투입한 것과 의사결정으로 역할을 다했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수익은 여전히 반반입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 “내가 더 많은 일을 했는데 왜 똑같이 나누냐”는 불만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불만은 “나는 이제 빠지겠다”는 말로 이어지곤 합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계약서에 기여도에 따른 수익 배분 방식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수익 배분 기준이 불명확한 상태는, 분쟁의 씨앗이 되기 가장 쉬운 지점입니다.
사업 방향을 두고 의견이 갈릴 때, 누가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 모호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 달은 광고비를 줄이자”는 사람과, “이번에 공격적으로 홍보해야 한다”는 사람이 끝없이 부딪힙니다.
이때 ‘공동결정’이라는 말은 사실상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의사결정 구조가 명확하지 않으면, 결국은 ‘누가 회사를 주도하느냐’라는 본질적인 다툼으로 이어집니다.
동업 초기에는 역할 분담이 비교적 분명하게 이뤄집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한쪽이 맡은 바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면, 동업의 균형은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예컨대 한 사람은 외부 일정이나 명목상의 대표 역할만 유지하고, 다른 한 사람은 실질적인 운영과 관리 대부분을 떠맡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겉으로는 공동 경영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일방이 거의 모든 실무를 감당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죠.
문제는 이러한 불균형이 동업 계약서나 내부 기록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책임을 다하지 않는 동업자가 같은 권리와 이익을 주장할 때, 실질적으로 업무를 감당한 동업자 입장에서는 분노와 불신이 쌓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분쟁 사례에서도, ‘동업자가 일은 안 하면서 권리는 주장한다’는 문제 제기로 협력 관계가 무너지고, 지분 정산이나 계약 해지를 둘러싼 갈등으로 비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분쟁이 발생했다면, ‘계속할 것인가, 정리할 것인가’를 먼저 판단해야 합니다. 동업 갈등이 생겼다고 해서 바로 계약 해지나 법적 조치를 고민하는 건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이 단계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건, 이 관계가 회복 가능한 상태인지를 차분히 판단해 보는 일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금의 갈등이 ‘협의를 통해 조정 가능한 문제인지’ 여부를 정확히 보는 것입니다. 실제 사건에서도,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이제 끝내야겠다”는 말을 하더라도, 조금만 구조를 조정하면 동업이 다시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가령,
기여도에 따라 수익 배분 방식을 조정하거나,
결정 권한의 범위를 다시 정리하고,
반복되는 갈등의 원인이 되는 역할을 재분배하는 방식으로
실제 업무 구조를 손보는 것만으로도 신뢰 회복이 가능해지는 사례가 있습니다.
이럴 때 중요한 건, 단순한 감정 정리가 아니라 실질적인 구조 조정입니다.
어떻게 나누고, 어떻게 정하고, 무엇을 바꿔야 다시 갈 수 있는지를 감정에서가 아니라 계약과 경영 구조에서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 관계 회복의 유일한 실마리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감정에만 기대어 풀려고 하면 대부분 실패합니다. 지금까지 쌓여온 불만을 정리하고, 이해관계를 재정립하려면 객관적인 기준과 구조를 제시할 수 있는 제3자의 조력이 필요합니다.
의뢰인에게 다음과 같이 물어봅니다.
“계속하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무엇이 바뀌어야 계속할 수 있습니까?”
그리고 그 변화가 가능하다면, 합의서를 통해 구조를 정비하고, 새로운 역할과 수익 구조를 설계하는 방식으로 동업을 다시 설계할 수 있습니다.
만약 상대방과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고, 협의로는 아무런 구조 조정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그때는 동업 관계를 해지하거나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합니다.
이때 핵심은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입니다.
지분 정산, 수익 배분, 계약 해지 조건, 명의 이전, 고객 정보 처리 등 정리를 둘러싼 실무 쟁점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그 과정을 법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전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결국, 동업에서 중요한 건 감정이 아니라 구조입니다.
동업은 사람이 하는 일이지만, 관계는 결국 구조 위에서 유지됩니다. 지금 갈등이 시작되었다면, 억울함을 토로하기 전에 먼저 동업의 구조를 점검해야 합니다.
이 관계를 계속할 수 있을지, 아니면 정리해야 할지.
수익과 기여, 권한과 책임을 어떻게 재구성할 수 있을지.
그 판단은 감정이 아니라 사실관계, 계약, 그리고 전략 위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혼자 판단하지 마십시오.
지금 필요한 건 결정을 도와줄 수 있는 제3자의 시선, 그리고 당신의 입장을 구조화해 줄 동업전문변호사의 조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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