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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혜정 Jun 26. 2017

[퇴사 후 필사] 소설가의 일


[소설가의 일]
- 독서 시기 : 2016년 9월
- 저자 : 김연수
- 출판사 : 문학동네

- 소설가는 어떤 '일'을 할 까. 어떻게 '일'을 할까. 혹은 김연수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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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3
왜 우리는 그놈을 미워 죽이지 않고 내가 미워 죽을까?

그건 우리는 결코 그 놈을 미워 죽일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배운 사람들, 즉 문화인 이니까.
문화인은 날것의 욕망을 감출 줄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 놈을 미워 죽이겠어" 라고 말하는 대신에 
"그 놈이 미워 죽겠어" 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문화란 옷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왜 옷이라는 걸 입기 시작했을까?
무더운 여름에도 다들 옷을 입고 다니는 걸 보면 추위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뭔가를 가릴 목적이 더 강한 것이다.
뭘 가리려고 하는지는 다들 알겠지.
그렇다. 바로 그것이다. 그걸 가리려고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 뭔가를 가리려고 옷을 입고, 그 다음에는 옷이 그 뭔가를 가린다는 사실을 가리려고 의복을 발전시킨다.
즉 옷을 입는일 자체가 하나의 문화가 되는 것이다.
이제 멋진 옷을 입은 사람을 봤을 때, 그가 뭔가를 가리기 위해서 옷을 입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옷 그 자체가 충분히 아름다우니까.
이런게 바로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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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런가. 그런 것인가. 
문화란 그런것인가. 그런 것 같다.
김연수는 친한 동생이 사랑해 마지않는 작가이다.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서 집어든 첫 책이 '소설가의 일' 이다.
김연수의 첫 느낌은 유쾌하다. 위트있다. 밝다. 재미있다. 심플하다. 깊다. 차분하다. 단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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