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억이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있는 걸 보면 어린 마음에도 아줌마의 이런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고 느꼈나 보다.
'엄마가 감기 걸린다고 머리 꼭 말리고 오랬는데...'
찬 겨울에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로 집에 도착했어도 나는 괜찮았다.
하지만 아주머니의 비양심 이야기를 듣고 엄마가 화가 나고 슬퍼할 거라는 생각에 갑자기 마음이 아팠다.
우리 엄마를 슬프게 만들 이야기를 제공한 그 아줌마가 갑자기 너무 싫어졌다.
그때는 비양심과 양심의 기준조차 알지 못했다.
어린 언니와 나는 아주머니의 행동이 비양심적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도 없었다.
이 기억이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있는 이유는 이 이야기를 듣고 슬퍼할 엄마의 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기억도 못할 거라고 어른들은 말한다.
기억은 잊힐지 몰라도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은 잊히지 않고 마음에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