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나의 일기.
2005년 11/28
오늘은 월요일!! 드디어 환전을 할 수 있구나.
환율은 그랜드 바자르 쪽이 가장 좋다고 해서 '그녀석'이랑 걸어갔다.
걸어가는 도중에 이집트 카이로행 비행기표를 알아봤는데 으- 너무 비싸다. 310유로!!
한국에서 사는게 더 저렴할 수도 있었을 듯하다.
그랜드 바자르 입구쪽과 안쪽엔 사설 환전소가 꽤 있었는데
바자르 안쪽이나 입구쪽이나 환율은 거의 비슷비슷한것 같다.
(괜히 돌아다녔네;) 그래도 돌아다닌 덕분에 베야지트 헌책방 골목을 알아냈다.
나중에 가이드북에 보니 찾기 힘들다고
적혀져 있었는데 우리는 어쩌다가 흘러 들어가게 된 것이다;;
역시 여행은 맘대로 돌아다니는게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지름길->ㅁ<
바자르 왼쪽에 입구가 있었는데
아주 좁다란 골목에 예쁜 책들이 빼곡이 있는게 무슨 동화의 나라에 온듯한 기분. 흐흐흐
꼴에 여행자랍시고 '그녀석'에게 이리저리 부탁해서
(야,, 위에 나무 많이 나오게, 난 오른쪽 아래에 가 있게하고, 알겠지??!)
여행자 컨셉 사진을 찍었다.
지도. 물통(오른쪽아래에 조그맣게 있는거 우리 물통이다;;),
손목시계(내 왼쪽손목에 자세히 보면 있다--+), 배낭, 질끈 묶은 머리. 그리고 옷속에 감춰둔 복대..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
책방골목에서 나오면 바로 이스탄불 대학이 있다.
새파란 하늘에 새빨간 터키 국기가 펄럭이는데 완전 장관이었다.
앞에서 경찰관들이 학생증 검사를 하면 학생들이 안으로 들어간다.
나랑 '그녀석'도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여행자는 들어가지 못한단다.
경비가 아주 삼엄하다;;
하지만 앞의 광장이 탁 트여서 바람도 많이 불고, 바자르 구경한 뒤 쉬기엔 안성맞춤.
트램을 타고 (한사람당 1.1리라. 앞에 토큰을 파는 데가 있다. 2005년 당시 1리라는 800원.)
토프카프 궁전엘 들어갔다.
공원에서 좀 돌아다니고 한숨 자다가 뒤쪽언덕을 올라가 보니 무슨 항구같은 곳들이 있다.
궁전 뒷문으로 나와서 쭈욱- 20분정도 걷다보니 사람들 배타는 곳이 나온다.
(나중에 알고보니 거기가 에미뇌뉴, 보스포러스 해협)
뒤에 보니 또 시장이 있다. (알고보니 거기가 이집션 바자르)
이집션 바자르를 구경하고 너무 힘들어서 쉬고 싶어서 야외 까페에 앉아 애플티와 짜이를 시켰다.
기생오라비같이 생긴 종업원이 와서 차를 내려놓더니,
"애플티 3리라 짜이 2리라 서비스 팁3리라!“ 라며 휙 가버리는 것이 아닌가!!
‘엇,이상하다. 어제 비슷한데서 마실때에는 짜이 한잔인가 두잔인가에 1.5리라였는데.
아차, 실수;; 메뉴판 가져다 달라고 해야지’
”저기요, 여기 메뉴판좀 가져다 주세요!“
그랬더니 당황해서 귀찮다는듯이 "ok ok, 5리라” 란다--+
'어엇, 메뉴판은 안 갖다주고 갑자기 당황해하며 가격을 깎아?? 어라, 이xx 사기치네-'
그래도 메뉴판 달라고 하니 이젠 아예 메뉴판이 없단다!!!
어떻게 가게에 메뉴판이 없을 수 있냐고 했더니 화낸다--+
나원 참 기가막혀서.
너무나도 좋은 이스탄불이 이런 장사꾼들의 자잘한 사기 때문에 갑자기 너무나도 싫어진다.
5리라 정도야 그게 얼마나 한다고 그냥 주고 오면 그만이지만,
뻔히 눈에 보이는 사기로 나를 속이려 했다는 것이 괘씸할 뿐이다.
엄~청 피곤했지만, 어제 아야소피아 앞 분수대에서 만났던 화가 할아버지의 전시를 보러가기로 했다.
할아버지가 그려준 지도를 보고 찾아갔는데 숙소에서 15분 걸으니 바로 나왔다.
무슨 학교 같은 곳에서 전시를 하고 있었는데, 할아버지는 그곳의 미술 선생님 이라고 하셨다.
과자도 먹고 짜이도 마시고 자작곡까지 들려주시고.
그리고는 같이 탁심(우리나라 명동과 같은 번화가)을 가자고 하셨다;;;
'그녀석'과 나는 피곤해서 죽을 것 같았지만, 뭐 내일이면 사프란볼루로 떠나는데 그냥 가기로 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자꾸만 가자고 해서... 집이 탁심이란다;; 혼자가기 심심하신가.
(사실, '그녀석'은 가기 싫어했다.)
그렇게 걷고도 또!!! 탁심까지 걸었다.
에미뇌뉴를 지나 (걸어서 15분) 갈라타 다리를 건너 (걸어서 20분)
탁심 꼭대기 우리나라 명동 중심가 같은곳까지;; (걸어서 30분)
'그녀석'은 표정이 내내 어둡다. 나도 후회한다. '그녀석'한테 한소리 들었다.
“누나 지금 터키에서의 2대원칙 다 어긴거 알어?!
남이주는거 아무거나 받아먹고 아무나 다 따라가고. 참내.”
(‘이스탄불에서의 첫 아침’편 '그녀석'의 일기.를 참고할것)
하긴. 아침부터 밤까지 내내 걷기만 했으니 화낼만도 하다.
겨우 숙소있는 곳까지 알래스카에서 온 캐나다 인의 도움을 받아 버스타고 올 수 있었지만,
그날 밤 '그녀석'의 다리 근육이 마구 경련을 일으켰다는 소문이..;;
(그 캐나다인도 나보고 엄마아빠는 어딨냐고 물어봤다;;)
어쩄건, 너무나도 많은 일들이 일어났던 엄마아빠가 무척이나 보고 싶었던 하루였다.
* '그녀석'의 일기.
2005/11/28
오늘은 눈이 일찍 떠졌다. 오늘이 바로 막 돌아다니는 날이기 때문이다.
** 10시간 넘게 걸어서 일기 쓸 힘도 없었겠지;; 그래. 막 돌아다니는 날이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