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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 Oct 19. 2023

소중해진다는 건 말이야

2023년 라디오 오프닝_52

덩치에 안 맞게 이렇게 귀여워서야 원

저에게 최근, 친구가 생겼습니다. 해가 지고 나면 날씨가 선선하다 보니 매일 동네 산책을 하는데요. 산책한 지 3일 정도 지났을 무렵, 동네 놀이터에서 귀여운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한 겁니다. 낯도 안 가리고 어슬렁어슬렁 다가오길래 조금 쓰다듬어주고 돌아섰는데요. 다음 날, 그다음 날에도 그 길냥이는 같은 자리에서 식빵을 굽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한 주, 두 주.. 벌써 두 달 넘게 그 고양이와 저는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만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양이가 보이지 않는 날이면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늘에서 더위를 잘 피하고 있을까, 다친 건 아닐까, 내일은 다시 나타날까..

맞아요! 저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어버렸다는 걸 깨닫게 된 거죠.

소중한 무언가가 생긴다는 건, 이처럼 무척이나 애타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걸 뛰어넘는 사랑스러움이 그 속에 있으니.. 소중해진다는 건 무척이나 특별하고 행복한 일 아니겠어요?

지쳤던 오늘을 위로하고 다가올 내일을 응원하는 밤, 9월 2일 토요일의 굿나잇 레터였어요. 오늘의 첫 곡 띄워드립니다. 볼빨간 사춘기의 나비와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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