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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 Nov 22. 2023

때론 늦게 알아차리는 행복도 있다

2023년 라디오 오프닝_65

매여름 행복의 물을 마셨던 난 행운아였어-

한국의 음식을 세계에 알리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세계 각국의 학교를 돌며 급식판에 우리나라 음식을 담아 배식하는 모습을 그리는데요.

급식판이라는 조금 특별한 식기에 다양한 한식을 담아 세계인들에게 한식을 알리고, 매회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 평가를 받는 게 생각보다 재밌어서 즐겨보고 있어요.

얼마 전엔 독일의 한 초등학교에서 화채를 선보였는데 아이들이 이 화채를 ‘행복의 물’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여름마다 수박을 잘라 큰 그릇에 담고,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를 콸콸 부어 정신없이 먹던 그 디저트.

독일 아이들에겐 생소한 음식이지만, 얼마나 맛있었으면 그걸 행복의 물이라 부르더라고요. 화채를 매일 먹으면 행복해서 기절할지도 모른다 말하는 아이들을 보며 혼자 씨익 웃었어요. 행복의 물을 매 여름마다 먹고 자란 게 복이었구나 하고요.

참 재밌죠. 매년 찾아오는 그저 그런 일상도 행복이었구나 느껴지는 순간은 이렇게나 뜻밖에 찾아온다는 게 말이에요.

지쳤던 오늘을 위로하고 다가올 내일을 응원하는 밤, 10월 21일 토요일의 굿나잇레터였어요. 오늘의 첫 곡 띄워드립니다. 화채와 함께 떠나보낸 여름을 추억하며, fx의 goodbye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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