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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느 Nov 03. 2020

  게으른 나의 꾸준한 취미

-아침독서의 힘-



오전 6시면 휴대폰에 맞춰 둔 기상 벨이 울린다. 늦잠만 자지 않으면 무리 없이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이다. 새벽이라고 하기엔 좀 늦은 시간이지만 따뜻한 차 한 잔을 두 손에 감싸 쥐고 내가 좋아하는 책 한 권을 들고 편안한 흔들의자에 앉는다. 아침독서를 하고 부터는 뭔가 뿌듯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이 시간은 늦게 자는 다른 식구들이 거의 일어나지 않은 시간이다. 나 혼자 뭔가에 집중하기에 딱 좋은 시간이 된다. 8시에 가벼운 아침식사를 할 때까지 책 속에 파묻혀 있다 보면 책 한 권의 중반쯤은 훌쩍 지나 있다. 이 시간에 읽기 위해서 읽고 싶은 책을 침대 옆 의자 위에 놓아두고 잠들기도 한다. 







아침독서의 장점은 웬만해선 책 읽을 시간이 나지 않는 사람도 이 시간을 이용해서 방해받지 않고 독서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하는 주부는 말할 것도 없고 전업주부도 아이들이 손을 타지 않는 나이가 될 때까지 늘 집안일과 요리에 치여서 온전히 자기 시간을 가지기가 쉽지가 않다. 나 역시 저녁에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이미 생산적인 에너지는 거기서 다 소진하고 온 뒤여서 식사준비에 아이들 숙제라도 봐 주려고 하면 거의 잘 시간이 훌쩍 지났다. 책 한 권을 하루 몇 쪽씩 야금야금 읽었던 적도 있었다. 그러다 보면 그 책은 그대로 책장 속에 다시 전시되기도 한다. 



굳이 아침독서를 예찬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 시간의 생산성이다. 낮 동안 밀린 집안일을 수습하고 나면 밤에 독서의 시간을 가질 수 있지만 아침의 그 조용한 독서시간과는 달리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기가 쉽지는 않다. 밤늦도록 TV시청을 즐기는 남편을 위해 때로는 드라마나 예능을 보면서 공감과 소통의 시간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 소파 옆에서 보고 있던 책은 겉돌기 일쑤다. 앞 장면에서 읽은 주인공의 감정선도 놓치고, 금방 읽은 앞장에 무슨 내용이 있었는지 기억 안 날 때도 있다. 그러면 앞 페이지로 다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미러클 모닝독서를 1년 이상 지속하는 분 들 중에는 다독으로 꿈을 이룬 분들이 꽤 있다. 새벽 4시나 5시부터 독서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분들은 아침독서로 1일 1독도 가능하다. 거의 매일 한 권의 책을 지속적으로 읽는다면 1년에 대략 300권 이상의 콘텐츠를 축적한다는 이야기인데 어떤 분야의 책이든 100권만 읽어도 그 분야에 통해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고 하니 독서로 인생을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가 남의 일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그동안 내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 나는 현재 100권 북리뷰 쓰기에 도전중이다. 작년 여름부터 많은 자기계발 추천도서와 끌리는 소설을 찾아 읽었다. 오늘 내 블로그 책장에서 북리뷰를 발행한 책을 세어 보니 75권! 게으른 나는 한 달에 책 한 권도 제대로 못 읽고 책장에 전시해 두던 사람이었다. 읽지도 못한 책을 두고 월급을 타면 새로운 책을 사다 모으던 '빈곤한 책부자'였다. 그런데 '아침독서'라는 꾸준한 취미를 가지게 된 이후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꾸준히 독서를 계속할 수 있었다. 


꾸준한 독서의 취미가 생기고 나서 읽은 책은 북리뷰를 통해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서 이웃들과 소통했다. 그 이후 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실행력을 얻어 브런치 작가라는 새로운 문을 열었다. 그리고 이제는 내 이야기를 담아 책을 쓰기 위해서 아침독서와 글쓰기를 병행하고 있는 중이다. 캐럴 버넷의 말처럼 ‘나만이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다. 아무도 나를 대신할 수 없다.’는 말의 무게를 실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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