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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느 Jan 25. 2021

걱정만 하고 살아서 행복해지는 법을 잊어버린 당신에게

넷플릭스 영화 <씨크릿 더 무비 -간절히 꿈꾸면> 을 추천합니다.


이렇게 힘든데 세상을 믿어도 될까요?
걱정만 하고 살아서 그런지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지 모르겠어요.


넷플릭스 영화 <The Secret: Dare to Dream>은 한 때 유행했던 베스트셀러원서 "시크릿" 이란 책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이다.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간절하게 꿈꾸면 '끌어당김의 법칙'에 의해서 현실로 가져올 수 있다는 메세지를 들어 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감사일기를 쓰고 긍정확언을 매일 쓰는 분도 이런 맥락일 터.


나 역시 한 때 씨크릿의 힘에 취해 긍정확언을 한동안 날마다 써 보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계속하기엔 간지럽다는 생각이 들어 내려 놓았던 적이 있다. 어떤 일이건 또 다른 좋은 일로 연결될 것이라고 믿어서 나쁠 건 없지 않을까?


살다 보면 매사 일이 잘 안 풀리고 자꾸 화가 나려고 할 때가 있다. 걱정거리가 끊임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나서 쉼표찬스라도 쓰고 잠시 쉬고 싶을 정도로 삶이 숨막힐 때도 있다. 대체 언제 행복해봤는지 생각도 안 난다. 여자가 아닌 엄마로만 오래 살아서 로맨스 따윈 던져 버린지 오래되었다고 한다면 이 영화는 그럴 때 너도 행복해질 수 있는 자격이 있으니 바라는 대로 한 번 살아보라고 속삭이는 것 같다.


 인생 살 만큼 살아 보고 로맨스 따위 꿈꾸기엔 일상이 너무 지친 엄마에게 다시 로맨스가 온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주인공의 선택을 마음 졸이며 기다려 보는 재미도 나쁘지 않다. 당신이 마음 아픈 로맨스를 감당하기에 심약한 마음의 소유자여서 보고 나서도 기분이 좋은, 훈훈한 로맨스를 기대한다면 괜찮은 영화이다.


요즘은 죽고 나서도 또 다른 세상에 가서 기다리고, 즐거움은 잠시 재회하려면 영화의 반은 지나가야 하는 끝없는 사랑영화를 봐 주는 데도 체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 영화는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아서 좋다. 덤으로 주연, 서브주연까지 꽤 사려깊고 따뜻한 매력을 발산하는 훈남들의 애정을 듬뿍 받는 즐거움을 주인공대신 대리만족삼아 무료한 시간 보내는 것도 힐링타임!



로맨스/멜로/드라마(2020년)

미국

108분

감독: 앤디 테넌트

출현: 케이티 홈즈(미란다 웰스역), 조쉬 루카스(브레이 존슨역), 제리 오코넬(터커역)

네티즌 평점: 7.1


이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 미란다 웰스는 매우 고단하고 궁핍한 일상을 꾸려가는 세 아이의 엄마다. 몽상적인 발명가였던 남편과 5년 전에 사별하고 한창 돈 쓸 데가 많은 사춘기 딸과 소년티를 못 벗은 아들, 아직도 한참 어린 꼬맹이 딸과 복닥거리며 매일 좌중우돌하는 오래된 집에 살며 역시 오래 묵은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워킹맘이다.


생계를 위하여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데 빠듯하다. 돈 드는 보험은 일찌감치 던져 버려서 충치가 생겨도 치과에서 마음 편히 치료할 상황이 못 된다. 친구들처럼 도시락이 아니라 점심을 사 먹고 싶다는 딸의 희망사항도 들어주기 힘들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자를 마음대로 시켜 줄 능력도 안 된다. 아이들을 달래고 돈 드는 건 미루면서 현실에 지지 않으려고 깡으로 버티고 사는 중이다. 허리케인이 와서 지붕에 구멍이 나도 도망은 커녕 조금 덜 부수고 지나가 주기를 기다리면서 이판사판 도망갈 데도 없는 담 큰 현실엄마!


아이들을 데리고 귀가하는 차 안에서 주거니 받거니 실랑이중에 앞차와 부딪치는 데 그 게 브레이의 차이다. 브레이는 한 눈에 그녀의 궁핍함을 알아 봤는지 차를 들이받힌 사람이 들이받은 차를 걱정하더니, 공짜로 그녀의 차를 수리해 주겠다고 한다. 가장 빠른 신원 확인방법으로 딸아이는 폰검색 몇 번에 브레이가 근처 공대 교수임을 밝혀낸다. 그는 봉투 하나를 들고 주춤거리다가 며칠 후에 그 집을 또 지나게 되고 굉장한 허리케인이 급습하여 쓰러진 나무가 지붕을 뚫고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든 광경을 목격한다. 간신히 미란다는 아이들과 욕실에서 피신했으나 수리비는 어마어마하게 들 상황이었다.


그런데 웬걸! 이상한 남자 브레이는 그 지붕마저 몇 푼의 재료비만 받고 수리해 주겠다고 제의한다. 이 쯤 되면 깊은 사연이 있든가 그녀에게 한 눈에 반해 정신을 못 차리는 사람이든가 둘 중의 하나는 되어야 이 남자가 설명이 될 듯. 이 극강친절아저씨는 이리저리 아이들 마음까지 훔치고 남자친구도 있는 그녀에게  슬금슬금 다가온다. 아이들을 현실적으로 키우고 싶어하는 그녀에게 자꾸 긍정의 힘을 얘기하고 싶어하는 이 사람! 도대체 누군지 궁금해서 못 견딜 즈음에 정체가 밝혀진다. 죽은 남편과 대체 어떤 관계였는지 모르겠지만 뭔가를 알고 있는 듯한 단서를 군데 군데 던진다.


어쨌건 묘하게 아이들의 마음까지 흔들어 긍정적인 마인드로 바꾸어 놓는 해피바이러스 아저씨는 조용히 차를 수리하고 집을 고쳐주고 땔감을 준비해주는 등 집안에 아빠가 있으면 하게 마련인 일을 죄다 처리해 준다. 아이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는 '모든 일을 가볍게 해 주는' 사람이다. 어디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처럼 부처님 제자같은 표정으로 이런 저런 걱정이 사라지게 만드는~.


그러나 남친의 식당재개  파티에 모인 지인들 앞에서 그녀는 남자사람친구이고 싶은 식당주인의 청혼을 엉겹결에 승낙하게 된다. 파산직전에 있는 살림도 구하고 아이들에게 좀 더 안락한 환경을 줄 수 있는 건물주를 시어머니까지 강렬하게 염원하는 바이고, 약혼하자 마자 신형 밴을 리본 묶어 선물하는 통 큰 남자를 가난한 아이 셋 엄마가 거부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 다행히 이대로 줌마렐라가 되면 또 너무 뻔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했는지 행복한 결혼준비로 바로 내용이 전개되지는 않는다.


우여곡절끝에 그녀는 약혼반지를 던지고 마음속에 간직한 자신의 예전 꿈을 이루어 보겠다고 한다. 그리고 브레이는 사실은  죽은 남편의 선물을 가지고 나타난 것이었다. 그 덕에 대단한 부자가 되진 못했지만 그 돈으로 빚도 갚고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갈 여유도 구한 그녀는 새출발을 결심한다. 요즘 여성들의 로망인 내 인생 돌려줘!어떤 나쁜 현실도 좋은 일로 연결된다고 믿으면 꿈이 현실이 된다고 설득하는 이 영화로 인생이 어떻게 바꾸는지 궁금하시다면 주말 넷플릭스에서 만나시길!


영화속 감상 포인트

1. 남자사람친구였던 배려남 리치가이는 왜 청혼에 실패했을까?

빠져나갈 수 없이 승낙을 받고 싶어서 그녀의 가족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구남친은 깜짝 프로포즈를 미란다에게 는데... 한 가지 놓친 게 있다. 아이들을 데리고 재혼하는 여자는 남편을 선택하는 것도 아이들에게 나름 예의를 지켜 설명해야 한 다는 것. 준비 안 된 아저씨의 프로포즈와 이를 받아들이는 엄마의 깜짝 프로포즈현장에 함께 한다는 건 예민한 아이들에게 쇼크였을 것이다. 이미 이 세상 사람 아닌 아버지 자리라고 누군가가 허락없이 갑자기 들어오는 건 유쾌한 일이 아니었으리라!


2. 미국판 매력남  캐릭터는?

삶의 방식과 문화가 다르면 소비자의 입맛도 다를 거라고 보면 주인공의 캐릭터를 통해 이 쪽 세계 사람들의 남자 보는 눈은 어떤가 가늠이 온다. 주인공 공대 교수를 보면 아빠 노릇은 제대로 못 해 본 싱글인 것도 같은데 공구 몇 개만 가지면 자동차 수리도 종이 공작처럼 뚝딱 처리하고, 심지어 실비로 주택 지붕 수리에 재활용재료로 채광창 달기 등 못하는 거 없는 맥가이버이다. 아직도 기름칠한 작업복에 공구 몇 개 들고 자동차 뒤에서 미소짓는 근육질의 남자가 이 쪽에서는 이상형인가 보다.


서브 남주인공 식당주인 역시 통 크고 배려심이 넘치고 유모감각까지 갖춘 사람. 함부로 돈자랑하지 않고 여주인공을 오랫동안 기다리고 기회가 왔을 때 깜짝 이벤트도 준비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선물도 잘 한다. 이건 어디에나 통하는 쾌남의 전형적인 캐릭터인듯!


3. 여주인공 매력발산?

여주인공을 보면 미드에서 자주 등장하는 자존감 높고 독립적인 당당 캐릭터. 남에게 신세 지는 것도 싫고, 이유없는 호의는 일단 거절이다,  없이 살아도 내 힘으로 꾸려가야 만족하는 타입. 부자와 결혼해서 남의 돈으로 내 자식 먹여 살리는 것보다 내 힘으로 더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한다.


"알아요. 어머님은 새 출발이 의미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시죠. 저는 터커를 사랑하지 않아요. 학교로 돌아가야겠어요. 제 삶을 이어가야죠. 간호사가 되려고 했잖아요. "


4. 위트있는 대사

청바지에 티셔츠 바람으로 강단있는 엄마역의 미란다가 내뱉는 대사를 듣다 보면 말하는 폼이 예사롭지 않다. 딸의 생일 파티에 가족의 친구로 매력남 브레이를 초대하는 그녀. 초대 멘트를 볼까?

"If you still want to see a bunch of crazed teenagers, high on sugar, party starts at two."

(당에 취한 십대들을 보러 오시고 싶으시다면 파티는 2시에 시작한답니다.)

그냥 "Party starts at two." "파티는 2시에 시작해요" 하면 되지. 여자가 이렇게 표현을 가다듬을 때는 썸을 탈 때라는 거 아는 사람은 안다.


매너남인 브레이 역시 "Okay"로만 대답할 사람은 아니다.

"What can I bring?"

제가 뭐 가져가면 될까요? 라고 정중하게 물어본다. 이건 그녀와 딸을 동시에 존중하는 예의바른 멘트.


비록 얼마되지 않았지만 반지 끼워 주고 차까지 선물한 여자가 약혼을 취소하겠다고 하고 "화나지 않냐?"고 하는데 그녀의 남친 터커가 하는 말 "화 내면 생각이 바뀔까?" 라고 말한다. 화 내서 달라질 게 없다는 걸 알아도 화라도 내  "왜 나는 안 되느냐구?"하면서 풀이를 하고 싶을텐데  이 남자 좀 멋있는 듯.


달라지는 게 없으면 화는 내서 무엇하나? 사실 갈 사람 붙잡고 늘어지면 사람만 더 구겨질 뿐이다.  

"아무래도 그만둬야겠어. 고마워."

이렇게 쿨하게 인사하고 갈 수 있는 건 품격있는 사람과 약혼했을 때나 누릴 수 있는 행운이다. 요즘 외신 보면 돌아서는 뒷모습이 추한 사람도 있으니 배운 사람은 다 그러려니 하면 오판! 사람의 품격은 헤어질 때 나온다. 상대에겐 미안한 노릇이지만 No해야 할 때 거절할 줄 아는 것도 여러 사람 인생 구하는 당당캐릭터의 매력이다.


 삶이 너무 고달플 때, 만족과 희망을 다시 찾아 보고자 한다면 '나를 믿고 세상을 다시 믿어보라!'고 하는 브레이. 그의 대사를 잘 들어 보면 새겨 들을 만한 말 몇 마디쯤 당신도 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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