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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융융이 Nov 28. 2017

운동장 점거 중인 Snow Geese

BC생활기 24

작성일: 2017.11.8


#BC생활 24


아침에 있던 Snow geese들이 오후에 아이들 픽업하러 갔는데, 여전히 새들이 그대로 있더라. 그런데 이렇게 많은 새들보다 사람들이 놀랍다. 운동장을 점유하고 있는 새들을 보고도 사람들이 아무런 반응이 없더라. 그리고 새들도 사람을 보고 놀라지도 않는다. '대체 왜 저러지?' 하고 물어보니,
매년 이런단다. 그리고 매년 더 많아진단다.


한 사람이 이곳이 원래 철새 도래지였다고 하던데, 잘은 모르겠다. 근처 Surrey나 Langly에 사는 사람들도 이런 광경을 못 본다는 것을 보면, Richmond만의 특징인지 모르겠다. 바다가 아주 가까운 곳이라 그럴지도. 덕분에 새들이 한 번에 나는 장관을 보기도 하고, 아주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히 보기도 하고 그랬다.


새들도 사람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있는 건 교육의 힘이 크더라. 선생님들이 애들한테 새들을 쫓지 말라고 가르친다. 애들도 착하게 그것을 듣고 있다. 운동장을 뺏기고도 신경도 안 쓰고 놀이터에서 놀고, 그 놀이터에도 한가득 배설물들을 곳곳에 뿌려두었던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들을 괴롭히지 않는 아이들을 보니, 교육에 따라 아이들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보기는 진짜 장관이긴 한데, 솔직히 냄새가 좀 그렇다.  참 표현하기 힘든 새들의 자연 그대로의 냄새가 나더라.

그리고 어제 세차한 나의 차 '앞 유리'에 두 마리가 멋있게 응가를 투척했더라. 하고 많은 곳 중에서도 하필 내 차의 앞유리라니. 옆문 정도 되어도 세차를 미루고 미뤘을 텐데. 결국 다시 세차행을 마음먹었더니만, 일기예보에 내일은 또 비가 온다고 한다. 비로 해결되면 좋겠다. 그냥 스킵하는 걸로.


나중에 안 사실인데, 비로는 차에 뭍은 새똥이 씻겨 내려가지 않더라. 정말 큰 폭우가 아닌 이상. 게다가 이곳은 비가 세게 오지도 않는다. 그냥 시야 확보를 위해, 가늘게 보슬비가 오는 날 세차를 했다. 비 오는 날 세차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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