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이야기 1
혼자서 작게 기쁨의 와인을 한잔 드는 중이다.
어찌어찌 이 동네에서 하는 작은 문학상에 투고해서 수상했다. 캐나다에서 교민들 대상으로 하는 문학상인데 규모가 크지 않긴 하고, 별 기대 없이 썼는데 그래도 좋게 봐주신 듯하다. 어쨌든 글쓰기를 하며 어딘가에 응모하거나 도전해본다는 생각은 따로 해본 적이 없었다. 한국의 등단 문화에 대한 약간의 반감 같은 것도 있거니와 분야상 등단이 적합하지도 않기도 했다. 소설이 아닌 분야라 굳이 등단도 필요 없기도 했고.
그런데 이곳에서 조금 여유롭게 일을 놓고 쉬면서 무언가 할 일을 찾다가 어느 날 눈에 띄는 기사를 보았다. 한카문학상이라고 캐나다에 거주하는 한국인들 대상으로 문학작품을 공모하는 것이었는데, 날짜가 5일 남아있더라. 어차피 할 일도 없고, 글쓰기는 그냥 늘 하던 것이니 그냥 있던 거를 하나 다듬고, 하나는 그 자리서 새로 써서 보냈다.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썼던 글이 아니라 그냥 기분에 따라 조금은 즉흥적이기도 했다.
그리고 오늘 메일 하나를 받았다. 덜컥 당선이 되었다고 하더라. 2 등상쯤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상을 받는다는 건 그 시상식의 규모를 떠나 무척 기분이 좋은 일인 것 같더라. 그 메일을 받은 이후로 무척 기분이 좋고 살짝 들뜨기도 했다. 그간 공모를 안 했던 것이 살짝 아쉽기도 하고. 공모했다고 가능성이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물론 ‘앞으로도 공모를 적극적으로 할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대답은 ‘글쎄……’다. 글쓰기를 즐기는 사람으로서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도 않고,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굳이 어딘가에서 누군가에게 따로 인정을 받아야만 하는가에 대해서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만약 즐기면서 쓴 글로 응모했는데, 당선이 되었다면 기꺼운 마음으로 행복함을 누릴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하지만 ‘노린다?’ 별로 나의 철학과 같지는 않다.
뿐만 아니라 한창 세상을 시끄럽게 만드는 me too movement와 함께 최근 여러 유수의 출판사에서 신인상을 폐지하고 있기도 하거니와, 문단 안에 드는 것이 한편으론 대중과의 괴리를 가져오는 것에도 약간은 불만이 있기 때문에. 그냥 자연스레 받아들여주시면 좋겠지만, 억지로 같이 가고 싶지는 않은 기분이다.
‘대중’ 없이, ‘문화’가 있을 수 있을까? 나는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문화의 바탕은 대중이다. 그래서 브런치가 참으로 괜찮은 플랫폼이라 생각한다. 쉽게 사람들과 소통하고 나도 다가갈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