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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태웅 Nov 15. 2016

너 무슨 일해?

내 일은 하나인데 이름은 서너 개


어느덧 3년 차 직장인이 되었다. 직장인에게는 3년을 주기로 퇴사 뽐뿌(?)가 극심하게 온다는 이야기를 들어왔다. 풍문으로만 들었던 그 퇴사 뽐뿌의 시작, 나도
그 3년 차에 접어든 것이다.








이 일을 시작하고 내가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너 무슨 일해?"다.

이 질문은 나 스스로도 굉장히 많이 고민했던 질문이기도 하다. 업계에서의 경력이 쌓일수록 내 직업관을 제대로 세우고 싶었고, 3년 차를 맞이한 지금에 이르러 퇴사 뽐뿌 대신 내 일에 대한 정의를 확실히 하고 싶다는 뽐뿌가 왔다. 그 뽐뿌의 결과물이 바로 이 글이다.



일은 하나인데 이름은 서너 개


현재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을 의뢰하는 클라이언트가 있고, 클라이언트의 니즈에 데이터, 트렌드, 전문가로서의 견해를 더해 마케팅 전략을 세운다. 이렇게 도출된 전략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내 일이다. 여러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다양한 분야의 눈을 뜨게 되고, 무엇보다 주체적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어서 매력적이다.


 일은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가장 흔히 불리는 이름은 '기획자'라는 이름으로 그 의미가 매우 포괄적이다. 상품기획, 서비스 기획, 게임 기획 등 웬만한 업무 영역에 '기획'이라는 말이 붙는다. 디자인이나 개발  전문 업무를 제외한 모든 업무에서 활약하는 '제너럴리스트'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소개한 기획자라는 이름이 대중적으로도 널리 쓰이는 이름이라면 이 이름은 업계에서 통용되는 이름이다. 'AE'라는 이름인데 'account executive'의 약자로 우리 말로 표현하면 '광고기획자'가 된다. 기획자에 '광고'라는 두 글자가 붙으면서 조금 더 범위가 좁혀졌다. AE는 클라이언트와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며 광고 계획을 수립하고,  직접 그 계획을 실행한다. 클라이언트와 에이전시의 교집합이자, 광고회사의 꽃이라고도 불린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이름은 '마케터'다. 마케터는 앞서 소개한 기획자보다 훨씬 포괄적인 이름이다.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기획하고, 판매와 판촉까지 굉장히 업무의 스펙트럼이 넓다. 자신의 직업으로 소개하기에는 앞서 소개한 두 이름보다는 다소 애매모호한 느낌이다. 앞에 '소셜'이라던가, '제휴'라는 수식어를 붙여주면 색이 좀 더 명확해진다.

이렇듯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일을 하고 있지만, 앞서 소개한 이름 중에서는 내 일에 정확히 일치하는 이름은 없다. 각 특징들을 조금씩 합치면 비슷해질 수는 있겠지만,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그림은 아니며, 내가 불리고 싶은 이름은 따로 있기도 하다. 지금부터는 그 이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브랜딩'을 하는 사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이름은 '브랜딩'이다. 브랜딩은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고, 감정적으로 느끼게 하는 것'이다. 브랜드와 소비자의 연결고리이며, 단순히 이윤 창출뿐만 아니라 로열티, 브랜드 이미지 형성 등 더 높은 차원의 가치를 창출해내는 일이다.

이번에 직업관을 확립하며 중점적으로 생각한 것은 내 일의 '타깃'과 '역할'이다. 내 일이 향하는 타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면 나아갈 방향을 정할 수 없고, 역할을 모르면 방향을 알아도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알 수 없다. 나의 타깃인 브랜드와 소비자의 중간에서 서로가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도록 모든 것을 관리하는 것이 내가 지금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하고 싶은 브랜딩의 본질이다. 




직장인 3년 차를 맞이한 기념으로 내 일의 진짜 이름에 대해 고민해봤다. 직업관이 확실해진 만큼 앞으로 더 옳은 방향, 효율적인 방법으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일을 하는 마지막 날까지 모두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아름다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매진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제 누군가 나에게 "너 무슨 일해?"라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이 글보여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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