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태웅 Jan 18. 2017

프롤로그: 일과 나의 연결고리

일(1)도 몰랐던 마케팅이 내 일(業)이 되기까지


인간에게 '일'이란 무엇일까?

생계유지를 위한 노동이자 자아실현을 위한 수단, 혹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계속해서 활동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다.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인생에서 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렇다면 일을 선택하게 되는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내가 살아오면서 느낀 것은 사람과 사람뿐만 아니라 사람과 일 사이에도 '인연'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나 역시 다양한 경험 속에서 우연과 필연이 겹쳐져 지금의 일을 하기 시작했다.






1.
연결고리의 시작은 10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다. 때는 바야흐로 2008년, 아직까지는 싸이월드가 페이스북에 밀리지 않던 시절에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막연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되는대로'라는 좌우명에 걸맞게 공부하는 것도, 노는 것도 되는대로 즐겼다. 그저 빌 게이츠, 잭 웰치, 리처드 브랜슨 등 유명 CEO 들을 보며 '막연하게' CEO가 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성적에 맞춰 대학에 진학을 했고, 전공은 CEO가 되고 싶다는 일념으로 '경영학'을 선택했다. 경영학이라는 학문은 경영학원론, 회계원리, 생산관리, 경제학 등 굉장히 다양한 이론들을 배우게 되는데 정말 재미가 없는 과목이 있는가 하면, 정말 흥미로운 과목도 있었다. 가장 재미있던 과목은 단연 '마케팅원론'이었다.


마케팅의 본질, 틀에 박히지 않는 전략과 기법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과정이 참 멋졌다. 흥미가 있으니 하나라도 더 찾아보게 되고, 당연히 성적도 굉장히 잘 나왔다. 경영학도라면 부들부들 치를 떠는 '팀플'에서조차 조원들보다 많은 것을 떠안게 돼도 즐거웠고, 발표를 위해 여러 사례를 알아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여전히 막연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무언가를 흥미를 느낌에 기뻤다.




2.

시간이 흘러 풋풋했던 새내기는 마지막 학기를 앞둔 졸업예정자가 되었다. 친구들이 하나 둘 대기업을 목표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 무렵, 나는 대외활동을 통해 알게 된 '소셜벤처'에 관심이 있었다. 소셜벤처에서 일하기 위해 관련 책을 보며 공부하고, 소셜벤처에 관심 있는 친구들과 함께 경연대회에 참여하는 등 부단히 노력했다.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그토록 바랬던 소셜벤처에서 일하게 되었다.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소셜벤처였는데 이곳에서 맡을 수 있는 일은 '경영지원'과 '마케팅' 두 가지 중 하나였다. 한동안 잊고 살았던 마케팅을 다시 만나게 된 순간, 큰 고민 없이 마케팅을 선택했다. 그렇게 일(1)도 몰랐던 마케팅은 크고 작은 인연과 순간이 합쳐져 나에게 일(業)이 되었다.


그렇게 6개월간 소셜벤처에서 마케팅 업무를 보던 중 퇴사를 하게 되었다. 마케팅이라는 분야에 대해 더 깊이 있게 파고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소셜벤처에서 일하고 싶어서 마케팅을 시작했던 나는, 결국 마케팅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 소셜벤처에서 떠났다. 6개월 간의 마케팅 업무 경험은 나에게 좋은 포트폴리오가 되었고, 결국 마케팅 에이전시에 입사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가 되었다. 그렇게 어느덧 마케팅 에이전시의 3년 차 프로젝트 매니저가 되었다.






10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갔다 다시 돌아오니 더욱 실감한다. 지금 이 순간, 나의 일에 대해 글을 쓰는 오늘의 모습이 바로 일과 나의 '인연'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란 사실을 말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