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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태웅 May 18. 2020

리메이크의 새로운 전환점

드라마 <부부의 세계> 리뷰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 <부부의 세계>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빠른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높은 몰입도를 보였던 전반부에 비해 뒷심이 아쉬웠지만, 이 정도면 만족스러운 마무리이다. 모든 작품이 그렇지만, 좋은 결말을 만드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원작이 있는 '리메이크작'이라면 더 어려울 수 있다. 너무나 명백한 비교 대상이 있기 때문이다.


'리메이크(remake)'는 과거에 이미 제작된 작품을 다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리메이크는 원작의 명성에 기댈 수 있고, 오리지널 창작보다는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앞서 얘기한 대로 원작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을뿐더러 그만큼 원작의 이해가 따르지 않으면 완성도가 현저히 낮을 수밖에 없다. 리메이크한 드라마 중 인상 깊었던 작품은 <하얀거탑>, <라이어 게임> 등이 있다.


<부부의 세계> 포스터 ⓒ JTBC


<부부의 세계>는 영국 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리메이크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부부의 세계>의 리메이크 시도는 성공적이다. 문화권이 다른 나라의 막장 스토리를 우리나라의 인식과 정서에 맞게 잘 다듬었다.


1화의 엔딩을 장식했던 트렁크 씬이나 6화 식탁 씬을 원작과 비교해보면, <부부의 세계>의 연출이 훨씬 긴장감 넘치고, 몰입이 잘 되었다. 제작진이 우리나라 시청자의 취향을 제대로 반영했다고 느껴지는데, 물론 개인적인 감상이 그렇다.


<부부의 세계> 포스터 ⓒ JTBC


이러한 연구와 고민의 결과일까, <부부의 세계>는 비(非) 지상파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을 갱신했다. 동시에 JTBC 채널 역대 최고 시청률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시청률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완성도 측면에서도 같은 JTBC 화제작 <미스티><스카이캐슬> 보다 호평을 듣는 편이다. 이쯤 되면 한국 리메이크의 신기원을 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작과 리메이크작을 함께 공개한 왓챠 ⓒ WATCHA PLAY


국내 OTT 서비스의 발 빠른 배급도 <부부의 세계>의 흥행에 일조했다. '왓챠'에서는 <부부의 세계>가 방영을 시작한 지 얼마 안돼서 무삭제판을 공개했다. 본방송이 끝나면 몇 시간 지나지 않아서 바로 감상할 수 있도록 배급했는데,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원작인 <닥터 포스터>도 함께 공개했다는 점이다. 이후 원작과 리메이크작을 비교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지속적인 흥미 유도를 일으켰다.

JTBC에서는 <부부의 세계> 종영 이후 원작인 <닥터 포스터>를 방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필자는 아마도 원작까지는 안 볼 것 같지만, 관심 있는 분들은 리메이크작 <부부의 세계>와 비교하면서 감상하면 더욱더 재밌지 않을까 싶다.




[감상노트]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도서, 인터뷰, 예능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보고, 이에 대한 감상을 기록합니다.

*매거진: https://brunch.co.kr/magazine/contents-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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