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태웅 Jul 20. 2020

코로나 시대의 영화제란.

영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작 리뷰


어쩌면 코로나 시대 속 영화제의 새로운 롤모델이 될지도 모르겠다. 코로나19의 확산세 속에서 최초로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으로 진행된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얘기다.


전주국제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상영으로 대체된 상황이었기에, 다음 주자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최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개최 측에서 고심 끝에 내놓은 방법은 오프라인에서의 철저한 방역과 온라인에서의 새로운 방식이었다.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포스터 ⓒ BIFAN


먼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진행 장소를 부천시 상동에 위치한 CGV소풍점으로 국한했고, 세분화된 단계별로 철저한 방역을 실시했다. 먼저 발열 측정 오류를 염려해 관객들의 동선에 따라 발열 측정 카메라를 세 곳에 설치했다. 수많은 운영 요원들이 QR코드를 통한 전자출입 명부 사용을 안내했고, '워킹 스루 에어 샤워기'를 통해 바람을 분사해 몸에 붙은 미세먼지를 제거했다.


이러한 단계를 걸쳐 상영관 안으로 들어가면, 관객 간 거리 두기를 위해 상당수 좌석에 주황색 테이프를 길게 붙여놨다. 관객들이 2개 좌석씩 떨어져 앉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으며, 동행한 연인이나 친구도 예외는 없었다. 일행과 함께 볼 수 없는 건 아쉬웠지만, 감염에 대한 불안감은 느낄 수 없었고, 오히려 바로 옆자리에 다른 관객이 없다 보니 작품에 더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철저한 방역이 인상적이었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한편, 온라인에서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기간 동안 감상이 가능한 온라인 상영관을 오픈했다. 한 가지 기존 영화제의 온라인 상영관과 다른 점은 바로, '왓챠(WATCHA)'와 손을 잡았다는 점이다. 왓챠는 (주)왓챠에서 2016년에 론칭한 OTT 서비스다. 이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BIFAN X WATCHA 온라인 상영관'을 통해 영화제 초청작 중 해외 장 단편 영화 68편을 제공했다.


극장에서 보는 것만큼은 아니더라도, 무더위 속 시원한 방구석에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유의 장르 영화를 즐기기에는 더할 나위 없었다. '왓챠피디아(왓챠의 영화 추천 서비스)'와 바로 연동이 되다 보니, 감상 후 바로 평점을 남기거나 다른 관객들의 감상평을 보기에도 좋았다.


BIFAN 홈페이지에서 예매 가능한 온라인 상영작


BIFAN X WATCHA 온라인 상영관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인상적인 행사 진행 능력을 보여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사례가 앞으로 영화계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코로나19의 잠식이 올해를 넘어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전망이 많은 가운데, 앞으로 영화제를 즐기는 방법도 점차 발전할 것으로 기대해본다.


끝으로, 이번 영화제를 통해 감상한 두 편의 작품을 소개한다.



사랑스러운 파트릭


<사랑스러운 파트릭>은 누드 캠핑촌이라는 공간적 배경에서 잃어버린 망치를 찾아 나서는 파트릭이라는 인물의 이야기이다. 코미디로 시작해서 점차 스릴러 장르로의 변모가 흥미로웠던 작품, 중간중간 귀여운 웃음 요소는 덤이다. 누드 캠핑촌이라는 자연주의적 환경을 설정함으로써 역설적이게도 인간의 욕심과 사회의 본성에 대해 더욱 적나라하고, 재미있게 풍자해서 좋았다.


<사랑스러운 파트릭> 포스터


괴짜들의 로맨스


'괴짜'란, 괴상한 짓을 잘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그렇다면, '괴상한 짓'을 규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영화 <괴짜들의 로맨스>는 강박증을 지닌 두 사람이 연인이 되고, 갈등을 겪는 과정을 그렸다. '강박증'이라는 공통점을 가졌던 이들이 점차 서로를 다르게 규정하는 모습을 보며 '다르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전체 영화를 아이폰 XS로 촬영해 쨍한 컬러와 동화 같은 비주얼이 눈을 사로잡으며, 두 주연 배우의 사랑스러움이 매우 매력적인 작품이다.


<괴짜들의 로맨스> 포스터



[감상노트]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도서, 인터뷰, 예능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보고, 이에 대한 감상을 기록합니다.

*매거진: https://brunch.co.kr/magazine/contents-not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