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_ 미국에서 겪은 문화충격

네. 사진에 트럼프 머리 장난감 맞습니다.

by 사람 여행자

알몸, 동성, 대마


호스트 데니가 버스 정류장까지 마중 나온 덕에 찾아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데니의 집으로 가는 길, 그는 가장 먼저 주의사항 하나를 알려줬어요.


"우리 집에 수영장이 하나 있어. 그런데 알몸으로 누가 뛰어든다 해도 놀라지 마!"

데니는 이웃집 부부와 수영장을 알몸으로 공유한다고 했습니다.

맙소사. 동성도 아니고 이성끼리?

그것도 남의 배우자 앞에서 발가벗을 수 있다니.

언제가 들어본 적 있던 나체주의가 생각났습니다.


아, 물론 평소에는 옷을 입고 다닙니다.

수영장에 들어갈 때만 알몸이라고 하네요. 하하하.

눈을 감고 다닐 뻔했네요.


또, 데니는 제게 이런 질문도 던졌어요.

"윤. 여자 친구나 남자 친구 있어?"

연애를 하고 있냐는 질문에 두 가지 성을 들었습니다.

이성애자나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 없는 질문이었죠.

다르다는 걸 틀리게 보지 않는 미국.

신선한 문화 충격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상한 풀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어요.

제가 연신 코를 킁킁대고 있으니 보다 못하 데니가 말했습니다.

그건 대마초 냄새야, 라고요.

그 순간 얼마 전에 봤던 뉴스가 떠올랐아요.

캘리포니아주도 마리화나를 합법화한다는 새 정책에 관한 기사였죠.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한적한 농로에서 짙은 향을 맡을 줄 몰랐습니다.

어디 음침한 골목길에서나 풍길 줄 알았거든요.

어쩌면 가장 미국스러운 냄새로 여행을 실감합니다.




저택에 입성하다


저택에 입성하다1.jpg 호스트의 집 거실

한적한 산 중턱.

울창한 나무가 지붕을 이루던 곳에 데니의 보금자리가 있었습니다.

그는 건설 쪽으로 일가견이 있다고 스스로 소개했어요.

집안 가구는 물론, 주택 자체를 손수 지었다 하니 입이 떡 벌어질 실력이었죠.


"여긴 주방이야. 싱크대에서 나오는 물이 얼마나 깨끗한 줄 알아? 한 번 쭉 들이켜봐!"

그는 마치 부동산 중개인이라도 된 것처럼 집 안 구석구석을 안내했습니다.

"화장실은 두 곳이야. 창문이 아주 크지? 안에서 바깥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물론, 바깥에서도 화장실 안이 보여. 하하하. 농담이냐고? 진짜 밖에서도 안이 보여. 그래도 걱정하지 마. 지나가는 사람 한 명 없는 첩첩산중이라고."

"침실은 모두 여섯 개야. 네가 마음에 드는 방을 골라 볼래?"

모든 설명이 끝난 순간, "좋아요. 이 집으로 할게요."라고 대답할 뻔했습니다.

이렇게 멋진 집에 머물렀던 적이 있었을까요.

드라마에서나 보던 저택에 입성했습니다.


나만의 다락방

저는 제 방으로 다락방을 골랐습니다.

복도에 놓인 나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만날 수 있는 숨은 공간이었죠.

접근성은 좋지 않지만 그만큼 철저한 사생활을 보호받았습니다.


특히, 오른쪽 네모난 공간 속 침실이 보이시나요?

벽 안에 비밀의 공간이 있는 재밌는 구조였어요.


혼자 다니는 여행자에게 독방만큼 호화스러운 게 또 있을까 봅니다.


아참, 한 지붕 아래에는 호스트 데니 말고도 다른 여행자 셋이 더 있었어요.

미국인 커플 애나와 맥, 그리고 독일인 말버트였죠.

호스트 말고도 새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건 언제나 신나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3일 뒤에 여기를 떠난다고 하네요.

친하게 지내자니 금방 헤어지고, 서먹하게 지내자니 꽤 긴 시간입니다.

저택에 입성하다2.jpg 함께 지낸 세 여행자들



혹시 질문이나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다면 인스타그램이나 이메일, 댓글로 남겨주세요.

낮은 자세로 항상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인스타그램: yoon_istraveling

이메일: yoonistraveling@gmail.com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