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_ 등가교환의 법칙

내가 일한 만큼 누린다.

by 사람 여행자

혹시 <강철의 연금술사>라는 만화책 보신 적 있으신가요?

한국에서 꽤 인기를 끌었던 일본 만화인데요.

연금술을 부리는 형제의 모험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고 제가 이 만화책에서 배웠던 교훈 하나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일명 등가교환의 법칙이라고,

무언가를 얻고자 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연금술의 기본 원칙입니다.

그런데 이게 만화 속에만 있을 법한 일이 아니더라고요.

적어도 데니의 집에서만큼은 통했습니다.


흙벽 깎는 일을 하고 있을 때였어요.

연식 곡괭이질을 하는데 갑자기 깡! 하고 소리가 나더라고요.

돌멩이가 있나 보다 하고 그 주위를 공략했지만, 이번에도 깡!

보통 녀석이 아니었습니다.


전기드릴을 써보고 쇠막대를 찔러 넣어 지렛대처럼 사용해봤지만 소용없었어요.

뿌리 깊은 바위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데니를 불러 40kg에 육박하는 화강암 덩어리를 빼내는 데 기어코 성공했죠.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저는 극심한 허리 통증을 느끼며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바위를 빼내다가 허리를 삐끗한 모양이었어요.

정말 큰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은 마침 데니의 아들, 스카이(Sky)가 방문했을 때였는데요.

스카이는 손재주가 좋은 아버지를 닮아 그런지

제가 일하는 동안 종종 찾아와 똑똑하게 일하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윤. 이렇게 자세를 바꿔봐. 좀 더 수월할 거야."

"고마워요. 스카이. 그런데 허리가 아파서 그 자세는 좀 힘들 것 같네요."

"허리 다쳤어? 어쩌다가?"

"밖에 바위 보이죠? 어제 데니랑 같이 저걸 빼내다가 삐끗했나 봐요."

"세상에. 너 핫 토브(Hot tub) 좀 써야겠다."


Hot tub? 반신욕?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 놓고 앉아 있는 게 얼마나 큰 효과가 있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스카이 말하는 반신욕은 조금 달랐습니다.

마당 한편에 마련된 최첨단 온수 욕조를 말한 거였어요.

짜잔~

대박이죠!

이거 진짜 신문물입니다.

저는 이런 게 있는지도 몰랐어요

24시간 일정 수온을 유지하고, 필터를 통한 수질 관리, 수압을 통한 마시지 기능까지.

알고 보니 스카이는 이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회사 대표더라고요.


그리고 가장 신기한 건 다음 날 아침 허리 통증이 말끔히 나았다는 겁니다.

물론 이날 하루만큼은 침대 대신 땅바닥에 누워 자기도 했어요.

땅바닥이 허리에 좋잖아요?!


어디 이뿐인가요.

땀을 뻘뻘 흘려도 풍덩 뛰어들 수 있는 야외 수영장이 있습니다.

온수 욕조에서는 지친 몸을 달래주고,

수영장에서는 지친 마음을 달랬어요.


또 음식은 어떻고요.

특별한 날이라서 이렇게 먹은 게 아닙니다.

매일 먹었던 점심과 저녁입니다.


데니는 삶의 경험치가 있어서 그런지

못하는 요리가 없었어요.

셰프님이었죠.



이번 워크어웨이는 지난 어떤 일보다 힘들었습니다.

그야말로 중노동.

이 세 글자로밖에 표현이 안돼요.

시차 적응을 극복하지 못해 감기에 걸렸고, 무더운 날씨 아래 허리 통증도 얻었잖아요.

도대체 왜 미국까지 와서 이런 고생을 해야 하나 싶었어요.


그런데도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시원한 수영장, 최첨단 야외 온수 욕조, 기가 막힌 음식!

제가 일한 만큼 혜택을 받는 거더라고요.


만화 <강철의 연금술사>가 말하는 등가교환의 법칙을 이곳에서 체감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데니의 저택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드렸는데요. 다음 화부터는 데니의 집을 떠나 어떤 짧은 여행을 했는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여행 에세이를 쓰고 있습니다.

20대에 20개국 가기, 라는 꿈이 있습니다.

또래 친구들이 어떻게 하면 배낭여행을 더욱 쉽게 떠날 수 있을지 거듭 고민합니다.

저는 작가 지망생 윤경섭입니다.


혹시 질문이나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다면 인스타그램이나 이메일, 댓글로 남겨주세요.

낮은 자세로 항상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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