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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제 Dec 06. 2023

오늘 헤어졌습니다

헤어지기 좋은 날

헤어지기 좋은 날은 어느 한 사람의 마음이 떠나게 된 날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헤어진 지는 일주일 전쯤이다.

오랜만에 연애를 경험(?)하면서 너무 앞서가고 들떠있고 감을 잃었었나 보다.

처음부터 성향차이가 확연해 보였던 나의 연애는 4개월이란 기간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헤어짐의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연애를 하는 사람들의 고질적인 올드한 이유로 몇 번의 고비를 넘겼지만 최종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고작 4개월이지만 마음이 아프다.


연애 기간이 얼마 안 되어서 괜찮을 거라, 아무렇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기간은 숫자에 불과했나 보다.


일주일 전 크게 싸워서 헤어지고 서로 놓지도 붙잡지도 못하는 전전긍긍의 시간들로 서로의 안부 정도 물으며 지내다 오늘 끝이 나버렸다.

이젠 그 안부조차 물을 수 없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연애를 하다 보면 싸울 수도, 헤어질 수도, 다시 재회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이유가 계속 반복된다면 그것은 시간낭비만을 하고 있는 연애가 틀림없다.


잘해주는 거, 그딴 거 다 집어치우고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만 안 해도 헤어지기까지의 상황이 될 이유는 없다.


서로 배려 없이 자기 하고 싶은 거 하겠다는 생각에 실행(?)해놓고 사과 한마디 하고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사람 죽여놓고 사죄드리니 선처해 주십쇼 라는 이기적인 말 밖에 되지 않는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는 말도 있듯이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

너 때문에 변하고 바뀌었다는 표현들을 쓰지만 변하고 바뀐 게 아니라 그런 척을 했을 확률이 높다.

그리고 변하고 바뀐걸 본인이 인정하는 게 아니고 상대방이 느끼고 인정해야 하는 그런 것인데 사람들은  인정을 잘하지 않으려 하니 그것 때문이라도 변하고 바뀌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연애가 처음이 아니지만 참 매번 이렇게 아프다.

놓아줄 때를 알아야 다시 그 자리에 다른 것을 채운다는 글귀를 본 적이 있는데, 잊지 못한 사람의 심정은 당장 뭘 채우고 싶지도 않다.

돌아오지는 않을까 기다리고 전화기만 보게 되고 알림 소리만 들어도 그 사람이 아닐까 기대하게 되고 실망하게 되는 그 나날들의 연속이 될 것이다.




헤어졌다고 바로 잊어야 하고 칼로 무 자르듯이 단칼에 관계를 잘라버리라는 얘기는 아니다.

헤어짐에 아파하는 시간도, 전 연인을 그리워하는 시간도 즐길 수는 없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잘 떠나보내줄 수 있는 성숙한 연애를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인연이 끈이 끊어졌는데 그걸 붙잡고 있는 들, 다시 붙여보려고 한 들 붙여지지도 않는다.


서로 협의하의 헤어짐은 드물겠지만 한쪽이 놔버렸다는 건 지금 당장은 다시 재회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기다리라는 말도 아니다.


재회는 주도권을 갖고 있는 상대의 농락일 뿐..!!


나를 한번 놔버렸던 사람은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아무렇지도 않게 놔버릴 수 있으니 한 번만 상처받고 싶다면 헤어짐을 받아들이고 슬프지만 잊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내 코가 석자라서 누구를 위로할 여유는 없지만 나랑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이 있다면 같이 성숙하게 상대를 떠나보낼 준비를 하자라고 말하고 싶다.


상대를 잊어야 한다는 아픈 마음을 갖고 애를 태우기보다는 잘 헤어지고 잘 보내주는 연습이 더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오늘밤도 잠 못 이룰 밤을 보내야겠지만 이 또한 거쳐야 할 관문이다.


언젠가의 오늘 이별한 모든 분들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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