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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제 May 08. 2024

애정 결핍 여자와 연애하기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연애유형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애정 결핍 : 어릴 때에 부모에게 충분한 애정을 받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과도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여 불안정한 정서를 가지게 되는 일.


애정 결핍을 단정 짓기에는 기준이 객관적이지 못한 것 같다.

본인피셜의 경우가 대부분이고 전문의의 상담을 통한 진단이 전부이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두 가지 경우다 본인의사가 많이 적용된다.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여러 유형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연애에서는 더 그렇다.


내가 연애했던 그녀가 그랬다. 애정 결핍의 여자.


세 자매 중 둘째였던 그녀는 어릴 적 부모님의 관심을 받지 못했고 다른 자매보다 치우쳐졌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조부모님에게도 관심을 받지 못했던 그녀는 관심을 받기 위해 조부모님을 뵈러 가는 날은 장기자랑을 항상 준비하고 갔었다고 했다. 이쁨 받기 위해서.

그리고 다른 자매들과는 다르게 타지생활을 하던 그녀는 부모님과 통화할 때마다 어린아이마냥 관심을 구걸했고 심지어 조카아이에게 까지 질투를 했다.

처음에는 설마 조카에게까지 그럴까? 믿지 않았지만 대화를 나누다 보니 사실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자기 가족에게 관심을 구걸하든 질투를 하든 솔직히 내가 관여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의 연애에서도 문제가 되었다.


대인관계에서 사람들의 중심 속에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유지하기 위한 체력소모, 그로 인해 연애에는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들로 다툼이 잦아졌다.


그리고 남자친구만큼은 본인한테 모든 것을 맞춰주고, 져주고, 본인 말을 전부 따라주기를 바랐고,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울분을 토해내고 떼까지 쓰는 상황들도 자주 발생했다.


나는 연애를 하고 싶었지만 어느 순간 응석을 다 받아줘야 하고 모든 것을 챙겨야만 하는 부모가 되어 있었다.


애정 결핍 증상이 있는 사람은 외로움도 많이 탄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그녀도 그랬다.


외로움을 많이 탔기에 내가 없는 날이면 항상 누군가를 만나야만 했다. 사람 만나는 게 문제는 아니다.

할 일을 뒤로 미루면서 만나는 게 문제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 인싸력으로 인해 술을 자주 마시고, 항상 취하고 기억도 하지 못하고..

그 뒤치다꺼리는 새로운 부모인(?) 나의 몫이 되어버렸다.


애정 결핍이 있는 사람들이 다 그렇다고 단정 짓는 것은 아니다.

자기 할 일도 미루지 않고 자기 생활을 잘하는 사람들도 분명 많다. 성향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겪은 사람은 그랬다. 그래서 놓아버렸다.


헤어지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헤어지고 시간이 지나자 돌아올 것이라 생각한 내가 돌아오지 않자 나의 의견, 상황 따위는 무시한 채 본인 감정만을 앞세우며 자기주장만을 펼쳤고, 떼를 썼다. 아마 또 누군가에게서 잊혀진다는 것이 힘들었던 것 같다.

내가 특별해서가 아닌 다른 누군가와 똑같은..


애정 결핍이라는 것, 본인의 어릴 적 느꼈던 감정으로 인해 생기는 트라우마 같은 것이라서 누가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곁에 있는 사람이 감내하고 보듬어줘야 할 일이다.

당사자도 그것을 알고 있다면 트라우마라고만 할 것이 아니고 곁에 있는 사람을 생각해서라도 노력이 필요하다.


트라우마라는 무기로 곁에 있는 사람이 모든 걸 다 이해해 주기만을 바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감내하지도, 더 이상 보듬어 주지도 못해 떠났지만 누군가는 분명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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