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N Aug 13. 2022

외로운 이에게

난 그냥 너의 뒤를 따라간다

멀리서 걸어가는

너의 뒷모습이 외로움을 흘린다


실타래 풀며 걸어가듯

실처럼 이어지는 외로움의 흔적


멀리서 바라보다

한걸음을 옮긴다


난 그냥 너의 뒤를

너의 외로움을 따라간다




울다 지쳐 잠든 아이가 일어나 다시 우는 것처럼 연일 이어진 폭우.

비가 오지 않는 날조차 애써 울지 않으려고 눈물 끝에 어깨를 들썩이는 아이 같다.

왜 그렇게 많이 슬프니?




난 사랑하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바라보며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나는 아무 도움도 되지 못했다. 그 시기가 길어지면서 내 작은 사랑이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거울이 깨지듯 조각나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그 조각들이 떨어지면서 나의 음을 찔렀고 흥건히 피를 흘린 새처럼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난 마음으로 그 깨진 사랑의 조각을 다시 맞춰 붙였다.


누더기처럼 된 나의 작은 사랑. 보잘것없는 사랑이지만, 난 그 사랑으로 외롭고 힘든 시기를 보내는 들을 위해 울고 그들의 삶을 응원하고 싶다.


비 오는 밤 찍은 사과와 보랏빛 꽃 사진. 삶의 힘든 시기를 지나는 이들이 누군가에게 기대 잘 버틸 수 있길 기도한다. 언젠가 그들 앞에 놓일 삶의 열매와 보랏빛 향기를 기대하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