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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Nov 20. 2022

추수감사절 나(N행시)

신앙 글

악하고 더러운 죄인입니다

려한 말로 나를 포장하며

히 당신의 사랑을 말합니다

소한 유혹에도 흔들리면서

지 않았던 말


는 죄인입니다




추수감사절을 맞아 감사한 것을 N행시로 쓰고 싶었다. 돌아보면 힘든 상황들도 많았지만, 상황에 상관없이 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순간순간을 누리고 감사하면서 잘 지냈다. 그냥 쉽게 글을 쓸 수 있을 줄 알았다.

무엇보다 감사한 건 함께 하는 사람들이었다.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웃고 위로하고.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써지지가 않았다. 앞의 글자를 맞추느라 안 써지는 게 아니라 뭔가 방향이 틀렸다는 느낌이었다.  


고민 끝에 알게 됐다. 그동안 중요한 걸 놓치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했고 존귀라 단어를 가장 많이 생각하고 좋아한다. 급한 성격 탓에 말도 안 되는 걸로 화를 내기도 하지만, 난 누구나 존귀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난 나름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었고, 이런 생각은 내가 죄인임을 간과하게 했다. 

난 똑바로 걷지 못한다. 죄의 유혹 앞에 호호거리며 갈지자로 이리 왔다 저리 갔다 한다. 그 폭이 크지 않을 뿐이다.

주 보혈, 그 사랑을 경험하지 않았으면 난 누구보다 영악한 사람이 됐을지도 모른다.


내가 죄인임을 잊지 않는 삶, 죽음을 마주 보고 걷는 삶. 그래서 신의 사랑이 꼭 필요한 나다.




나이가 들수록 한해 한 해가 점점 더 깊은 바다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뭔가 점점 더 성숙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성장한다는 것, 성숙해진다는 것은 좋은 거다. 그런데 그런 건 상실을 동반하기에 버겁다.


며칠 전 다니엘 기도회 정선희 집사님 간증을 들었다. 사생활이 노출된 연예인인 그 집사님의 삶에 관심을 둔 적이 있다. 그래서 웃으며 간증하는 지금 모습만으로도 보는 내가 감사하다.  그 집사님과 전혀 다른 삶이지만 간증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의 내 삶을 하나님이 어떻게 이끄시고 도구 되게 하실지 알 수 없다.

난 그분의 선하신 계획을 믿는다. 그래서 난 상실을 두려워하지 않을거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혼자 버거운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주 품 안에서 평안한 을 누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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