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N Feb 06. 2023

살아있음이 감사한 너

용감한 전사

영롱한 빛의 신비로움으로

나를 이끌고


짙은 풀빛 내음의 맑음으로

나를 멈추게 한 너


가냘픈 숨결이라도

살아있음이 아름답다




매일 심하게 흔들리는 물결을 바라보는 수선화. 그 물결에 비친 모습이 진짜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수선화를 상상한 적이 있다. 잔잔한 물결에 비친 모습에 만족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을까?


누군가의 삶은 그렇다. 미쳐 돌아가는 상황 속에 있는 힘겨운 아가, 힘겨운 어른.


네 모습은 네가 생각하는 그 모습이 아니라고, 넌 사랑이라고, 사랑이라고...


공허함으로 흩어지는 그 소리가 메아리 되어 다시 한번 흩날린다.




 즈음 아들이 책상에 화병을 놔줬었다. 며칠 전 문득, 빛이 비친 화병의 영롱한 빛에 가던 길을 멈췄다. 조화처럼 생긴 얇은 초록잎의 촉감이 살아있음을 알려준다. 그 초록잎이 외로운 수선화를, 힘겨이들을 생각나게 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어지는 것들과 강요되는 것들. 이것들이 간신히 중심을 잡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요동하게 한다.


자존감이 왜 낮냐고? 르장머리가 없다고?

그런 말 하지 마라. 살아있음이 대견하고 감사하다. 옆에서 보기만 해도 눈물이 흐른다. 그렇다고 이들 가여운 이들이라는 건 아니다. 철옹성처럼 영원할 거 같은 그 힘겨움의 무너뜨리고야 말 전사들이니까.


전에 '용감한 전사'글을 3회까지 쓰다가 말았다. 난 이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이들의 마음이 어떤 거였는지,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어떻게 그 벽을 뚫었는지...

아직은 그걸 풀어내기에 역량이 부족해서 쓰지 못했던 용감한 전사.


들이 내겐 용감한 전사다.


잘 버티고 살아내길 응원하고 기도한다. 고통의 시간이 진주되어 빛나는 날을 반드시 볼 테니까. 듯하지 못해도 괜찮다.

작가의 이전글 밝은 낮에 못다 한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