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망울과 푸시킨의 위로

내 삶의 꽃은 어떤 모습일까?

by HAN

장을 보고 돌아오는데 봄이 내게 인사를 한다. 붉은 꽃망울을 흔들며. 장바구니를 내려놓고 기꺼이 인사를 한다. 안녕~


난 활짝 핀 꽃보다 수줍은 듯 꽃잎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꽃들이 좋다. 알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를 보는 것 같다. 인내의 시간을 격려하는 꽃망울. 꽃송이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그래서 난 지나다가 마주치는 꽃송이 독사진 찍어주는 걸 좋아한다.


문득 푸시킨의 시가 생각난다.


삶이 그대를 속일 지리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왜 슬퍼하는가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훗날 소중하게 여겨지리라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짧은 생을 비극적으로 마감한 푸시킨. 이 시를 읽으면, 우울한 시기를 보내는 러시아 국민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라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애써 말하는 푸시킨을 상상한다.


미래를 꿈꾸라고, 지금 이 시간조차 소중하게 기억될 거라고, 푸시킨이 내게도 말한다.


어르신들이 말씀하신다. 나의 전성기는 60대였다고. 나에겐 몇 년의 시간이 남았다. 모든 것이 늦된 나는 그 나이에 열매를 바라지 않는다. 그 나이에 이르면 내 삶의 꽃이 형체를 드러냈으면 좋겠다. 내 삶의 꽃이 궁금하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꽃망울과 푸시킨의 시가 위로기 되고 힘이 되면 좋겠다. 돌 옆 낙엽 사이 장미처럼 같이 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