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지 않아도 괜찮아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는 삶이길

by HAN

눈물이 돈이면 좋겠다. 상처 난 지도 모른 채 힘겨운 삶을 사는 이들에게...




음식쓰레기를 버리고 들어오다 보면 아파트 입구 화단의 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게 눈에 들어온다. 더러워진 손을 씻어야 하는데, 생각과 상관없이 나의 몸은 화단 앞에 웅크리고 앉아 꽃들의 흔들림을 구경하며 사진을 찍는다.

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화려한 꽃이 아니라 말라비틀어진 가지 사이에 있는 꽃이나 홀로 떨어져 있는 꽃이다.

화려하지 않아도 되고, 중심에 서 있지 않아도 되고, 주변이 예쁘지 않아도 괜찮다. 그냥 그 자리에 있으면서 본분을 다 하는 거 같아 대견하다.




우연히 차에 있는데, 가게 옆 나뭇가지에 깡통이 하나 매달려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왜 깡통이 있지? 조금 지나니 어떤 사람이 담배를 피우고 그 가지 끝에 담배를 비벼 끈 후 깡통에 꽁초를 버린다. 조금 후에 또 다른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이. 나무들 사이의 한 나무, 그 나무의 많은 가지 중 하나는 그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거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나 신앙 간증을 많이 들어서일까? 이 나무를 보면서, 누군가의 삶도 순간순간 이런 역할을 감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리다.


화려하지 않아도 정결하게 사는 삶

가진 것이 적어도 감사하며 사는 삶

내게 주신 작은 힘 나눠주며 사는 삶

이것이 나의 삶의 행복이라오


내가 좋아하는 찬양의 가사다. 조금은 초라할 수 있지만, 맡은 역할이 너무 버거운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며 함께 감사하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꽃은 어디에 어떤 모습이어도 꽃이고, 사람은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어도 존귀하니까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다. 손에 온기가 있고,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 온기를 지켜줄 누군가는 꼭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