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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Jul 01. 2023

나의 낭만

함께 행복한 우리길~

난 건반을 못 친다. 사진은 나의 낭만이다. 건반은 단음으로 음을 익히는 데 사용한다. 어릴 적 피아노 학원에 하루 가기는 했다. 양손을 따로 움직이는 게 이해되지 않고 어려워서 그만뒀다. 그만뒀다기보다 시작을 못했다~^^


건반이 나의 만인 이유는, 언젠가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할 곡의 가사를 쓰고 싶기 때문이다.  사랑, 그럴듯한 사랑, 위대한 사랑. 그런 거 안된다. 사소한 사랑, 소심한 사랑, 너무 작아서 있는 듯 없는 듯 한 그런 사랑. 그래도 알고 나면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사랑이어야 한다.


가 생각해도 난 스케일이 너무 작다. 그런데 우연히 전에 찍은 사진들을 보다가 재미있는 사진을 발견했다. 작년에 내 사진에 이런 글을 썼었나 보다.


처음 사진을 봤을 땐 웃음이 났다. 열린 마음에 열정까지~ 소심한 마음에 비해 꿈이 야무지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마음 한편에 안쓰러움이 고개를 든다. 만 아는 나의 애씀이 보여서.


"상상력 덕분에 소박하고 작은 꿈이 생겼다. 눈 덮인 나무처럼 나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면서, 주어진 것들을 잘 감당하면서, 희망을 선물하고 싶다는 꿈.

너보다 한심한 나도 겨울을 지나 봄으로 왔다고, 돌에 새겨진 것 같은 슬픔도 언젠가 따스함으로 덮어질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내 삶의 계절'에 썼던 내용이다. 난 그렇게 되기 위해 나름 최선을 다했다. 나와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있는 상황이 꽃밭인양 감사하려고,

불평하고 원망해서 누군가를 겨울로 밀어내지 않으려고,

내 머리의 무게로 누군가의 어깨를 무겁게 하지 않으려고,

나의 도움이 필요한 줄 알면서 외면하거나 눈감지 않으려고,

혼자만 웃는 게 아니라 함께 웃으려고,

사랑을 사랑으로 받으려고.


무엇보다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임을 기억하고 누리려고.


물론 렇게 되지는 않았다. 난 때로 누군가 밀어냈고, 눈감았고, 누군가에게 기고 싶었고, 감사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수시로 내 마음과 생각을 점검하고 다독였다. 그래서 이런 말을 들은 거 같다. 내 말끝에 친구가 이렇게 말했었다. 

"봐~ 자기 자랑, 자기 합리화~"

그 말에 화가 아니라 웃음이 났다. 난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애썼고, 그런 선택을 한 내가 자랑스러웠으니까.


지금 그곳에 다시 간다면 난 가서 안아주지는 못할 거 같다. 두 팔을 벌리고 이리 와서 안기라고~^^

난 이제 너무 많이 애쓰지 않는다. 대신 좀 더 넓은 품으로 안을 수 있다. 후덕해진 아줌마의 품처럼. 

너무 많이 애쓰지 않으면서 낭만을 보게 된 거 같다.


난 요즘 약국 동료들과 상상을 하며 논다. 처음엔 여럿이 함께 했는데 하다가 알게 됐다. 아줌마들이 다 나처럼 철이 없지는 않다는 걸. 그래서 요즘은 주로 둘이 논다. 나랑 같은 시기에 들어온 동료는 감정을 쉽게 그림으로 표현한다. 30년 가까이 나는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린 제법 잘 맞는다. 우린 함께 상상을 하고, 그 친구가 그림을 그리면 난 그 그림에 이야기를 입힌다. 그리고 다른 동료들과도 나누고 공유한다. 우린 화, 수, 목, 금 같은 사람들이다. 직장을 가야 하는 날들이지만 특별히 싫거나 좋을 이유가 없는 화, 수, 목, 금. 우린 그날들처럼 뭔가 결핍이 있고, 뛰어나지 않지만 서로 잘 어우러진다. 

난 동료들 덕분에 행복한 마음으로 출근을 한다. 놀러 가는 사람처럼~


내가 쓰고 싶은 노래 가사도 화, 수, 목, 금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소심한 사람의 작은 마음에서 나오는 사소한 이야기. 실수와 오해를 통해 알게 되는 작은 배려와 사랑 이야기.

지금 작사에 대 공부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장 해보겠다는 것도 아니다. 그야말로 언젠가~^^

그런데 생각만으로도 행복하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각자의 낭만을 찾고, 즐거운 상상으로 행복하면 좋겠다. 그 행복에 행복을 더하는 비결은 엄청 간단하다. 그 행복한 상상을 누군가와 함께하는 거다. 혼자 웃는 것보다 함께 웃는 것이 더 신나는 것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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