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게

새로운 도전

by HAN

코로나에게


네 덕분에 일주일을 놀았어.

고맙다는 말은 하지 않을 게.

깜짝 놀랄 만큼 아팠고

방 밖으로 나가기도 주춤했으니까.


사탕을 입에 물고 기침을 하며 생각했지.

무엇을 할까?

처음엔 어쩔 수 없이,

나중엔 기꺼이,

난 죄책감 없이 핸드폰으로 시간을 죽였어.


몸은 제 페이스를 잃고 흐느적거리고

마음은 정지된 시간 안에 있지만

버리지 못해 여기저기 넘쳐나는

쓰레기를 보면서

난 지금 내 마음의 쓰레기를 구분해.


시간을 죽이며 접했던,

많은 사람들의,

많은 이야기 덕분에.

생각지 못한 선물을 받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어쩌면 조금은 고마운지도 몰라.


지난달 나는 코로나에 걸려서 심하게 아팠다. 격리 해제일을 하루 남기고 직장을 구하려고 구인란을 뒤적이던 나는, 컴퓨터 끄기가 아쉬워 공모전 사이트에 들어갔다. 코로로 극복 시화전 공모가 눈에 들어왔고, 마침 나는 코로나를 극복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서 쓴 시가 '코로나에게'다.




내가 글을 써봐야겠다고 생각한 건 몇 달 전이다. 무엇을 쓸까 고민하다가 공모전 사이트에 들어갔다. 내가 그동안 써본 건 일기 같은 생활수필 몇 편이 전부였기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감성 글판 공모전이었다. 30자 정도는 쓸 수 있지 않을까?^^


봄바람의 장난에

어깨를 들썩이며 웃는

예쁜 꽃처럼

예쁜 너도 웃길~

이 걸쓰고 난 만족했다. 당연히 당선되지 않았다.

여러 가지를 써서 여러 군데에 보냈는데 다 탈락했다.


그다음 눈에 들어온 건 아파트 이름 공모전이었다.

평소 존귀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나는 영어, 하이 앤 노블을 다른 나라 말로 바꾸려고 애쓰다가 그냥 냈다.


하이 앤 노블

존귀한 사람들을 마주하는 곳

선조의 지혜와 현대의 편리함이 공존하는 곳

신의 은총이 있는 곳

이것도 나는 만족했지만 떨어졌다.


그다음 눈에 들어온 건 시였다. 시는 보통 5편을 응모하는데 써놓은 시가 없어서 간신히 5편을 맞춰 응모했다. 당연히 연락이 없었다. 그러던 중 한 곳에서 연락을 받았다. 가능성 있다고. 등단을 하지는 않았지만 너무 감사했다. 처음 쓴, 아이 같은 글을 응모하다가 지쳐갈 무렵이었으니까.


가족 모두가 말렸다. 여기저기 응모하는 건 아닌 거 같다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이것도 약간 중독성이 있는 거 같다. 컴퓨터를 끝내기 전을 항상 조심해야 한다. 공모전에 들어가 소재를 찾는 건 좋은 거라며 내가 나를 유혹한다. 그러면 나는 웃으며 동의한다.


'코로나에게'는 공모전을 보고 바로 써서 응모한 글이다. 시화로 만들어지는 거라 급하게 써서 보낸 글이 마음에 걸렸다. 습작 같은 글을 내도 되는지 물었고, 본인 글을 폄하하지 마시라고, 좋은 글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는 답장을 받았다. 이곳이 두 번째 감사한 곳이다.

등단을 하지는 않았지만 난 이곳에서 처음으로 이름 뒤에 시인이라는 이름을 붙여봤다.




난 이제 당분간 공모전에 응모를 안 해도 될 거 같다. 난 그동안 내가 다른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는지, 감성이 있는지를 알고 싶었다.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공모가 아니라 독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이 아니더라도 브런치 글이라도. 브런치를 시작하고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으면서 많이 배운다. 다양한 장르, 다양한 시선의 글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어느 작가님의 글을 보면서 나도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소설은 어려울 거 같다. 노래 가사는 어떨까?


정말 오랜만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

어쩌면 도전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