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만으로 부족할까
밤새 지켜가며
푹 고은 사골국물
한 줄 한 줄 정성 들인
편지같이
정성들인 재료들
삼계탕을 내미시는
아버지의 손이
말린 대추를 닮았다.
삐쩍 마른
주름진 손안에
사랑만이 남아있다
아버님이 삼계탕을 만들어 주셨다. 처음 만들어 보신 삼계탕이다. 손수 장 보시고 들고 오시기가 무거우셨을 텐데, 맛있는 소금에 오이소박이 까지 사다 놓으셨다. 사골국물로 끓인 삼계탕은 처음 먹어봤다. 간혹 정체불명의 요리를 하셔서, 사골국물로 끓이신다기에 걱정했는데 너무 맛있었다.
앞으로 삼계탕 하면 '사서 고생'이라는 말이 생각날 거 같다.
80대 중반이신 아버님은 어머니 돌아가시고 혼자 계셔서 손수 식사를 챙겨 드신다. 나이가 드실수록 눈에 띄게 기력이 약해지신다. 컨디션이 안 좋으시면 밥을 해 드시기도 버거우시다.
나는 일주일에 한 번 잠깐 들러 말동무를 하거나 식사를 한다.
아버님도 나도 몸보신이 필요하다고 삼계탕 말씀을 하셨을 때 사골국물은 생각도 못했다. 나가서 먹으면 될걸 손수 해주신다고.
이런 아버님이 사골 국물을 내서 삼계탕을 끓이신 건 사서 고생이 아닐 수 없다.
사람들은 왜 사서 고생을 할까?
형편보다 넘치는 사랑 때문이 아닐까? 해주고 싶은 건 많은데 형편은 따라주지 않아서. 돈도 쓰게 하고 싶지 않았고, 좋은 것도 먹이고 싶으셨고~^^
나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서 고생하는 그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랑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사서 고생'은 말해준다. 내가 너를 이렇게 까지 사랑한다고. 기억하라고.
그래서 나는 지금 삼계탕으로 전한 아버님의 마음을 기억하려고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