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같은 아이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오늘 아침 우연히 반쯤 피어있는 진달래를 봤어. 아직 펴지지 않은 분홍 꽃잎이 갓 태어난 아이의 쪼글거리는 피부 같아서 놀랐어. 처음 시작은 예쁘지 않을 수도 있어. 함께 생활하는 게 처음엔 서로 어색할 수도 있으니까.' 이건 좀 이상하다. 지웠다.
결국 난 글을 쓰지 못하고 컴퓨터를 꺼버렸다.
아이의 결혼식에 가서 난 예식이 끝나고 아이가 식장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까지 친구들과 함께 서서 아이를 바라봤다. 내가 아이의 결혼에 한 일은 바라봄, 그게 다다.
난 예식이 끝나고 알았다. 내가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바라봄이다.
난 한동안 오해받았고 쑥덕이는 소리를 들었었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난 관련된 누군가와 그 가정을 위해 기도했었다. 난 아이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나와 같은 상황이 되면 기도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라고. 어느 상황이건 진심의 웃음을 웃으라고. 그러면 다른 상황을 바라보게 될 거라고. 한참 바라보면 봄처럼 따스함이 밀려온다. 그래서 오랜 바라봄은 봄이다.
그리고 말해주고 싶은 게 한 가지 더 있다.
난 내 이야기를 할 때 교회에서 중고등부 교사라고 이야기한다. 교사의 직분을 잘 수행해서가 아니라 내 행동에 문제가 있다면 그 기준으로 비난받겠다는 의지다.
아이의 결혼식에, 전 교회에서 함께 예배를 드렸던 아이들이 왔었다. 10년이 지났어도 아들 같고 딸 같은 아이들이다. 몇몇 아이들은 자연스레 날 안아준다. 살다 보면 흔들릴 때도 있겠지만 난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고 싶고, 신의 선한 도구이길 소망하기에 금세 내 자리로 돌아올 거다.
난 아이도 당당히 전도사님의 사모임을 이야기할 수 있길 바란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맘껏 웃고 맘껏 재능을 발휘하기 바란다. 웃는 모습이 예쁘고 애교 있는 아이는 어디서나 사랑받을 거다. 이제 다른 교회로 가지만 난 언제까지나 교회 엄마로, 아이가 신의 사랑 안에서 신의 능력으로 당당한 삶을 살아가길 기도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