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이의
뺨을 스치며
지난 추억을 속삭인다
자전거를 벗하며 노는 아이
익숙한 듯 핸들에서 손을 놓고
두 팔을 벌리는
아이 얼굴에 행복이 가득하다
바람을 잔뜩 넣은 풍선 날리듯
초라한 허울에
핸들 사이 바람을 가득 넣고
날려 보낸 것처럼
손을 놓고 바라본 하늘
바람이 전한 사연을
들어줄 것 만 같은 하늘
그래서 바라본 하늘
근면함의 짐을 느지막이 내려놓고
바라본 하늘에 아이가 있다.
힘들고 외로웠던 시간을
바람과 함께 잘 이긴 아이가
자전거를 탄 이의
건강과 여유로움이
감사와 겸손이 되어
바람에 담긴다
바람이 분다
그 바람이 내게 스친다
며칠 전 지인분을 만났다. 자전거를 타고 운동을 나오셨다가 생각나서 연락하셨다고. 15년을 앞서 사시는 그 분과의 대화는 아직 내가 얼마나 젊은 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내가 처음 뵈었을 때부터 그분은 항상 여러 가지 면에서 여유 있으셨지만,
젊은 시절엔 사방이 막혀 하늘밖에 볼 데가 없으셨다고 한다. 모든 것이 운 좋게 잘 풀린 것 같아 보이지만 얼마나 애쓰셨을까.
오랜 시간 애씀을 대가로 누리는 여유가 보기 좋고 부럽다.
얼마 전에도 어려움에서 도망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감당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어떻게 그 힘겨운 시간을 보내셨을까? 힘든 시기에도 아무 일 없는 듯 맡은 일들을 잘 감당하셨을 분들이다. 시간이 많이 흐르고 이제는 상황이 정리되어 여유를 누리심이 감사하다. 그분들의 삶이 앞으로 그 시간을 지내야 할지도 모르는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기에 더욱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