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40. 예비된 자리, 부자의 무덤

수치의 끝, 존귀의 시작

by HAN

비가 옵니다.
빗방울과 함께 벚꽃이 떨어집니다.
죽음에 대한 애도 같기도 하고,
삶의 슬픔 같기도 합니다.


그동안은 새벽예배 말씀을 따라 묵상을 이어왔습니다.
그 말씀을 제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고 기록해 왔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40일 묵상의 마지막 날.

새벽예배 말씀과 르게

제게 남은 마지막 질문 하나를

조용히 붙들고 앉았습니다.


마구간에서 태어나시고,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불쌍히 여기셨던 예수님.
그분께 ‘부자의 무덤’은 어떤 의미였을까?


그 질문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이사야 53:9

“그의 무덤이 악인들과 함께 있었으며,
그의 죽음은 부자와 함께 있었도다.”

예수님의 공생애는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물이 포도주로 바뀌는 기쁨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십자가에서는 조롱당하고, 침묵 속에 죽음을 맞으셨습니다.
그분의 사역은 그렇게 끝난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침묵의 끝자락에
부자의 새 무덤을 예비하고 계셨습니다.

이사야 53:9는 말합니다.
“그의 무덤이 악인들과 함께 있었으며,

그의 죽음은 부자와 함께 있었도다.”
히브리어 시에서는 종종 의미가 교차되기에,
예수님은 실제로는 악인들과 함께 죽으셨고,
부자의 무덤에 장사되셨습니다.


그 무덤은 단순한 장례의 장소가 아니라,
회복의 시작이자, 권위의 회복이 서서히 드러나는 자리였습니다.
하나님은 예언을 성취하시고,
수치의 끝에서 존귀를 예비하셨습니다.


십자가는 낮아짐의 완성이었고,
부자의 무덤은 높아짐의 서곡이었습니다.

우리의 눈에는 끝처럼 보이는 순간에도,
하나님은 회복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저는 그 하나님을 믿습니다.


오늘의 기도

누구보다 따스한 시선으로
주위를 둘러보던 한 사람이,
가장 비천한 죽음으로
삶을 마감하는 모습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난 듯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부자의 무덤을 통해
회복을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그 섬세한 사랑과
쉬지 않는 열심을 바라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삶에 개입하시고,
언약을 이루어가실
주님을 찬양합니다.

우리의 회복과 구원을 이루실
그 주님을 끝까지 신뢰하며,
기쁨으로 뵐 날을
기다리며 기도합니다.


전하는 마음

비에 젖은 벚꽃 잎이
눈물을 머금고 떨어집니다.
나무가 불러도 소용없습니다.

그 눈물에 땅이 흥건해집니다.


나무가 벚꽃을 다시 부릅니다.
“저것 좀 보라”고.

할 수 없이 바라본 부자의 무덤에
빛이 비칩니다.


너무나 환한 빛에
눈을 찌푸립니다.

마구간에서 태어나셨던 그분이

웃으며 나를 보십니다.


오늘의 그림

무덤 너머로 스며드는 빛

왼편의 검은 영역은
슬픔과 두려움,
죽음 앞에서 멈춰 선 마음을 상징합니다.
벚꽃잎처럼 떨어진 상처들이
그 어둠 위에 흩뿌려져 있습니다.


가운데 놓인 하얀 무덤은
침묵의 중심입니다.
모든 것이 멈춘 듯한 그곳,
하나님은 말없이 일하고 계십니다.


오른편에 피어난 꽃들은
죽음 이후에도 계속되는 생명을 말해줍니다.
슬픔의 자리와
빛이 스며드는 자리를 지나
마침내 생명이 피어나는 구속의 여정을
한 화면 안에 담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말합니다.
무덤은 끝이 아니라,
빛이 스며드는
예비된 자리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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