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빛나지 않는 너에게 전하는 마음
벚꽃이 지고, 나무는 잎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 순간, 봄이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잎새 아래,
조용히 자라고 있던 작은 열매들이 눈에 들어왔다.
매년 봄을 지났지만,
버찌가 이렇게 열리는 걸 처음 봤다.
조금만 더 오래 바라봤더라면,
그 열매를 발견할 수 있었을 텐데
나는 늘 너무 빨리 떠나버렸던 거다.
꽃이 진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한 번도 기다려 본 적이 없었다.
버찌를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오래 기다린 사람이 열매를 누리는구나.”
눈부신 순간만 보려 하지 않고,
그 이후를 지켜본 사람만이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이 글은,
화려하게 피는 벚꽃이 아니라
뒤늦게 잎새 아래 튼실한 열매를 내는
버찌 같은 이들에게 전하는 마음이다.
버찌 사진을 보며 너를 떠올렸어.
넌 오늘 어떤 마음일까?
빛나지 않는 시간이 길어졌다고,
혹시 스스로를 작게 여기지는 않을까 걱정됐어.
그래서 내 마음을 담은 시를 전하고 싶었어.
상상하듯, 천천히 읽어줘.
어때?
애정 어린 시선으로 널 바라보는 누군가가 있어.
그건, 바로 나야.
그 마음으로 네가 너를 바라볼 수 있다면
네 안의 빛이 보일 거야.
벚꽃이 피는 시기에는 버찌가 열리지 않아.
꽃이 다 떨어지고, 잎이 무성해진 뒤
그 아래에서야 열려.
그래서 이 말을 해주고 싶었어.
또 하나의 시로.
내 마음이 조금은 전달됐을까?
전에 황가람의 ‘나는 반딧불’이라는 노래를 듣고
그림을 그렸던 적이 있어.
제목은 『아직 반짝이지 못한 빛들이 모여』였어.
우리의 노력은 반딧불처럼 작고 희미하지만,
그 모든 고민과 애씀의 시간이 쌓이면,
많은 반딧불이 모인 밤처럼 결국은 하나의 큰 빛이 되어 어둠을 밝혀줄 거야.
고민하고 애쓰는 시간은 고되지만,
누군가는
그 과정을 존귀하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해.
널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마음이 아프지만,
나는 널 그런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어.
넌 네 빛을 분명히 드러내게 될 거야.
설령 그때가 네 마음에 너무 늦은 시간일지라도.
그래도,
결과를 알고 보는 경기처럼
조금은 편한 마음이길 바라.
이 마음을, 꼭 전하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