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네가
바람에 흔들리는
옅은 주홍빛의
가냘픈 꽃인 줄 알았어
사랑스러운
그런데
어느 날
내가 본 넌
짙은 붉은빛을
넓게 펴고
그 위에
갑옷 같은
금빛을 두르고
나무처럼 서 있는 거야
그래서 멋졌어
오늘 넌
초록빛을
장난스럽게
흔들며 나를 불렀고
난 흥겨운 마음으로
네게 왔어
넌 어떤 꽃이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측 가능한 걸 좋아한다. 그래서 저마다의 방법으로 사람들을 분류한다. 그리고 대충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때론 스스로도 그 틀 어딘가에 끼어 넣고 안도하기도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너는 어떤 사람일까?
성격을 알아보기 위한 설문을 하면서 나는 엄청 고민한다. 이런 거 같기도 하고 저런 거 같기도 해서.
나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는데 남을 단순한 설문으로 어떤 사람이라고 구분 짓는 건 좀 아닌 거 같다.
내 안에는, 우리 안에는 예측할 수 없는 너무나 많은 빛깔이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서로가 어떤 빛을 더 많이 비추느냐에 따라 서로에게 다른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달리 평가되기도 하는 것 같다.
때론 누군가를 만나면 나도 몰랐던 나의 고운 빛이 꺼내지기도 한다. 난 그걸 사랑이라고 부른다.
우리 안에 있는 다양한 빛깔들이 잘 꺼내지고 어우러져서 우리 모습이 멋진 작품이 되면 좋겠다.
내가 만난 어떤 분을 생각하며 쓴 글이다. 수줍은 듯 웃는 모습도, 차근차근 정확한 내용을 조리 있게 말하는 모습도, 때로는 좋아하는 것을 단호하게 말하는 모습도 다 그분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