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빛 당신

추석을 보내고

by HAN

긴 추석 연휴가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연휴의 끝자락을 잡고, 더 이상 미루지 않으려고 글을 씁니다.
피곤하다는 핑계로 뒤로 미루다 보니, 쓰고 싶은 글이 자꾸 쌓여갑니다.


요즘 가장 많이 생각하는 단어는 ‘품격’과 ‘수렴’입니다.


품격은 가치에 대한 이해와 나를 돌아보는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마주하는 사람, 내게 주어진 일,

그 속에서 얼마나 진심을 담는가가 품격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삶의 여정 속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흩어지지만,

결국은 각자의 마음이 닮은 곳으로 수렴하게 될 것입니다.


그 여정의 어느 순간,

가족과 함께한 이번 추석이 제게는 한 줄기 빛처럼 남았습니다.


새아가와 함께한 첫 추석

올해는 새아가와 함께하는 첫 번째 추석이었습니다.
일일이 편지를 쓰고, 선물을 한 아름 준비해 온 덕분에
우리 가족은 더없이 따뜻하고 행복한 명절을 보냈습니다.


여러 선물 가운데 특히 제 마음을 사로잡은 건
〈해피데이〉라는 부케북이었습니다.
책장을 펼치면 꽃에 대한 설명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고.

꽃을 돌려 위로 올릴 수도 있습니다.
“내가 나에게 꽃을 선물할 수 있는 책.”
나를 위한 꽃 한 송이, 나를 위한 꽃다발을 만들 수 있습니다.


모두 돌아가고 난 뒤 저는 이런 기록을 남겼습니다.

선물 같은 아이에게 받은 선물~
어떻게 이 아이가 내게로 왔을까.
위로하시는 하나님, 사랑의 전달자.


꽃을 세우고, 사진으로 담고, AI 필터를 더해 만들어낸 이미지를 보며

저는 추석 인사로 이런 문구를 전했습니다.

“꽃 품은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당신의 시선이 기쁨을 향하면 좋겠습니다.”

그 마음을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도 전합니다.


친정에서의 시간

이번 친정의 추석 모임은 엄마와 딸들 내외만 모였습니다.
양평에서 하루를 지내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가끔은 걱정도 많지만,
함께 하는 시간은 언제나 감사로 결론이 납니다.

중년의 나이에 각자 저마다의 짐을 지고 살아가지만,
잠시라도 서로의 짐을 나누고,
지친 이의 손을 잡아주고,
우는 이의 눈물을 닦아주며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그것이 큰 위로였습니다.


동생이 준비한 선물과 상품권 덕분에
게임을 하며 크게 웃었습니다.
특히 우리 가족이 제일 좋아하는 게임은
바로 ‘안 웃겨’ 게임입니다.
서로 눈을 맞추고 “안 웃겨”를 외치는 단순한 게임이지만,
웃음을 참아야 해서 오히려 가장 많이 웃게 됩니다.


노래방 기계 앞에서는 혼자 많이 울었습니다.
박자를 잘 못 맞추시던 아빠가 노래할 때면

우리가 함께 박자를 맞춰 드리던 순간이 떠올라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아빠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다섯 딸을 남기고 가신 아빠.
여전히 우리에게 사랑 그 자체로 남아 계십니다.


그림으로 남긴 위로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다독이며 서로에게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 따뜻한 순간을 그림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혼돈 속의 시작

처음 그린 그림은 여러 색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마치 복잡한 마음 같았고, 중심은 희미했습니다.


균형을 찾아서

일률적으로 보이던 가운데를 크게 바꾸고,
조율하듯 차분하게 다시 채색했습니다.


빛으로 드러난 중심
마지막에는 더 밝고 분명하게.

그림의 중심은 꽃처럼 피어났습니다.


고운 빛 당신

이 그림들의 제목은 고운 빛 당신입니다.

혼돈 속에서도 서로에게 기대어
고운 빛으로 서 있는 가족의 모습,
그리고 사랑의 힘을 담았습니다.


올해 추석,
가족의 사랑은 서로에게 가장 큰 위로였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그림 속에서 빛과 꽃처럼 피어났습니다.


당신의 오늘도,
고운 빛과 해피데이로 물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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