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소의 용도

어린 낚시꾼

by 종호날다

나에게 고속도로 휴게소란 오아시스와 같다.


부산과 강원도의 장거리를 가끔 다니는 나에게 휴게소는 그냥 지나 칠 수없는 곳이다.

누군가에겐 근심을 해결하는 화장실일 거고

누군가에겐 미슐랭 식당일 거고

누군가에겐 무거운 눈꺼풀을

모텔처럼 쉬어가는 곳일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에겐 또 다른 곳일 수 있겠다 싶다.

아이들이 애타게 매달리는 그곳. 인형 뽑기.


엄마에게 받아온 만원을 5분도 안되게 단숨에 탕진하는 곳.

돈만원이 아직 적지 않을 나일 텐데 인형하나 토해내지 않고 짧은 순간에 홀딱 집어 먹은 기계가 아이들에겐 얼마나 원망스럽고 아쉬웠을까?


그 눈빛에서 알 수 있듯 나라를 잃은듯한 그 표정과 공간을 휘어쳐 내리듯 내 던지는 팔 끝에는

만원이 아니라 그 수백 배의 아쉬움에 땅바닥에 내려 꽂혔을 것이다.

그것도 그럴 것이 엄마에게 한참을 들어야 하는 잔소리와 핀잔을 포함해 다음엔 쉽게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을 직감할 거 기 때문이다.


나는 멀찍이 벤치에 앉아서 아쉬워하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며 바다낚시를 하는 내 모습을 떠 올린다.

겨우 시간을 만들어 간 낚시였지만 날씨와 시즌이 맞지 않아 빈통을 차에 되실을 때의 마음과 차창으로 비친 헝클어진 내 모습이 저 아이들과 별반 차이 나지 않다는 생각을 아이러니하게도 바다가 아닌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을 이 휴게소가 오늘은 아이들의 갯바위 낚시터 같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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