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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간 윤종신 Aug 09. 2018

아직 우리의 사랑은
시작되지도 않았다

『여름, 스피드』

『여름, 스피드』는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Auto」로 등단한 소설가 김봉곤의 첫 소설집이다. 발표될 때마다 신선하고 특별한 성취로 논의되며 화제를 모았던 중단편 소설 6편이 담겼다. 김봉곤은 최근 활발히 활동 중인 일군의 젊은 작가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한 사람이다. 그가 선보이는 감각적인 문체와 질주하는 서사는 이제까지 우리가 읽었던 한국 소설과 궤를 달리한다. 숨김없이 보여주고 거침없이 달려간다. 넘쳐흐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넘어질 것을 예상하지 않는다. 혹자에게는 ‘파격’으로 혹자에게는 ‘자유’로 읽히기에 충분하다. 그는 한국 문단에서 공식적으로 커밍아웃한 첫 번째 소설가이기도 하다.

『여름, 스피드』는 각기 다른 소설을 모은 소설집이지만 한 편 한 편이 느슨하게 맞물린 연작 소설집 같기도 하다. 작가의 분신처럼 보이는 화자 ‘나’와 ‘사랑’이라는 키워드가 소설집 전체를 내밀하게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일제히 사랑을 동력 삼아 말하고 생각하고 쓴다. 사랑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것처럼 사랑으로 말미암아 웃고 울고 살아간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이토록 다채롭고 변화무쌍하다는 것을 생생하고 절실하게 이야기한다. 작가는 후기에서 이렇게 쓴다. “소설은 여름을 닮았고, 여름은 소설을 닮았다. 내가 정말 사랑하는 것. 나에겐 아직 더 많은 사랑이 남아 있다. 그리고 아직 우리의 사랑은 시작되지도 않았다.” (김주성)


『여름, 스피드』
지은이 김봉곤
출간정보 문학동네 / 2018-06-20

김주성

<월간 윤종신>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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