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의 성향 중 나는 J이다. 어디를 갈 때는 목적지를 정하고 가는 J이다. 카페를 갈때도 대부분은 어느 카페를 갈지 후보군 2-3개정도는 추려서 간다. (원래 가려고했던 카페가 문을 닫을 수 있으니 예비적 차원으로 그 주변의 카페 2개정도는 더 알아두고 가려고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운전연습이 필요하다고 하는 한 친구와 어느 장소를 갔다가 눈길을 사로 잡은 카페가 있었다. 구옥감성과 함께 따스한 조명들은 단지 그 건물을 보는것만으로도 “따스하다.”라고 느끼게 해주었다. J인 성향인 내가 이끌림대로 그 카페에 들어섰다. 나무와 화분으로 인테리어 된 이 카페는 구옥감성의 카페였다. 외관에서 보이는대로 내부 역시 구옥감성의 카페였다.
구옥감성의 카페가 희귀한 건 아니다. 구옥감성 카페를 찾으려고하면 여러곳을 찾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카페는 그 날의 내게는 특별했다. 구옥감성 카페를 갈 생각을 안했지만 우연히 눈에 띄어서 들어가게 되었고 그 우연으로 나는 이 카페를 배경으로 그림을 그렸다.
이런 상황은 옛날 국어시간에 배우던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를 생각나게 했다. 그냥 스쳐지나가는
카페가 될 수 있었지만 그 카페의 이름을 알고 문을열어 커피를 주문하여 마시고 그 카페를 배경으로 그림을 그렸으니까. 그 때 그 카페가 내게 준 아늑함과 따스함 그리고 편안함을 그림으로 남겨두기 위해.
J성향인 내게 우연히 보였던 카페는 내게 그림으로 남았다. 가끔은 너무 빡빡하게 계획적으로 사는것을 잠시 내려두어 편히 쉬고가라는 뜻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