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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영감을 얻기 위해 꼭 봐야 하는 인사이드 픽사

by 유연한프로젝트

나는 항상 새로운 공간에서 그때그때 떠오르는 영감을 좋아한다. 아니 정확히는 영감이 떠오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뭔가 막혀있는 기분이 들거나 새로운 생각들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새로운 공간에 찾아간다. 아니면 가끔은 예전에 새로운 영감이 떠올랐던 공간에 다시 찾아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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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나에게 영감을 팍팍 떠오르게 하는 책이나 콘텐츠는 언제나 대환영이다. ‘Inside PIXAR’. 책에 밑줄을 긋는 것처럼 다큐를 보는 내내 메모를 하고 다시 돌려보기를 하기를 반복한 콘텐츠는 정말 오랜만이었다. 픽사의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대단한 과정을 거쳐 짧게는 3년, 길게는 7년의 시간 동안 만들어지는 것도 물론 놀라웠지만, 어떤 장르보다도 인간의 본성에 집중해 모두에게 감동을 주며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하고,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있는 세상 사람들에게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을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알게 되었다.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도로 표지판 하나까지도 이야기의 흐름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현지 언어로 번역하는 ‘현지화(localization)’ 작업을 하거나 글씨를 읽을 줄 모르는 어린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게 텍스트를 그림이나 인포그래픽 형태로 ‘중화(neutral)’하는 작업을 거친다고 한다. 그리고 최초 시나리오, 캐릭터 작업, 그리고 그래픽으로 구현되는 각 단계마다 시나리오는 점점 발전하게 되는데, 완성되지 않은 그 과정 중간에서 작품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temporary music editor'가 정말 임시로 음악을 입히는 작업을 한다. 최종 완성된 작품에는 유명한 작곡가가 전체 음악을 만들어 입히지만 작품이 만들어지는 7년 동안 발전되는 과정에서는 필요한 작업이다. 이는 우리 몸은 음악에 반응하고 음악이 사람들의 정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데 애니메이션 제작에 다양한 역할을 하는 담당자들이 좀 더 완성도 높은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장면 장면마다 느껴지는 Feel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이 음악 편집가가 정말 대단해 보였다.


다큐에는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조직문화를 소개하는 직군들도 등장하는데 픽사 카페에서 일하는 제빵사는 자신은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일을 하고 있다며 그녀의 일을 소개한다. 창의적인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더 즐겁다는 픽사의 제빵사는 좋아하는 레시피로 디저트와 쿠키를 굽고 때로는 픽사에서 개봉하는 작품을 모티브로 한 쿠키를 만드는 정말 재미있는 일을 하고 있었다. 설비운영팀에서 일하는 직원은 픽사의 모든 직원들이 회사의 기물을 사용에 하는데 불편함이 없게 하는 일을 한다. 모두가 'digital world'의 일을 하고 있지만 그는 'actual world'의 일을 총괄하고 있어 더 뿌듯하다고 한다.


애니메이션 음악을 만드는 팀에 소속된 싱어로 조직된 '생일축하 특공대'는 직원들의 생일에 사무실로 찾아가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고, 환경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로 구성된 '친환경팀'의 아이디어로 책상 아래에 있는 개인 휴지통을 없애고 개인이 만든 쓰레기는 매일 직접 분리해서 버리게 해서 픽사에서 배출되는 쓰레기의 7%만이 매립지로 보내지고 재활용되거나 퇴비로 활용된다고 한다. 영감을 얻은 것도 얻은 것이지만 이 다큐를 통해 어떤 포지션이라도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일해 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픽사의 애니메이션에서 봤던 풍경이나 공간은 언제나 아름다웠다. 화면 속에 있는 디지털 세상이지만 현실적으로도 아름다운 공간이어야 우리 눈에 아름답게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메타버스로 가는 지금 세상에서 더욱 인간에게 집중해야하는 이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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