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올까 말까 한창 밀땅 중인 2월 중순. 입춘이 지나면 사람들은 마음에 봄을 품고 산다. 괜스레 칙칙한 패딩을 벗어던져버리고 밝은 색깔의 가벼운 옷을 입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그래서 그런지 이 마음을 담은 밥상을 연신 차려낸다.
항상 먹던 브로콜리의 연둣빛이 이렇게 예뻤나 싶을 만큼 어여쁘다. 래디쉬 작은 이파리는 오늘따라 왜 이렇게 앙증맞지. 달걀말이 안에 든 명란도 생기 넘치는 핑크빛이 돈다. 양자역학에서 마음이 물질을 바꾼다고 한다. 봄을 기다리는 나의 마음이 밥상의 색을 바꾼 것일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