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쉐에 다녀오면 밥상이 아름다워진다. 찬 서리가 내려서 마르쉐에도 이제 예쁜 채소가 많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무와 당근만으로도 그저 화려한 마르쉐 시장이다. 그새 마르쉐에 출점하는 농부님, 요리사님 중에 아는 얼굴이 많아져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장을 본다. 그분들의 미소와 자연을 해치지 않으려는 마음을 담아 정성스럽게 키운 채소임을 알기에 더욱 소중하고 감사하게 먹을 수밖에 없다.
잎채소에 사과와 래디쉬 그리고 유자 드레싱을 올려 오랜만에 상큼한 샐러드를 만들고, 뿌리채소들은 삼베 수세미로 깨끗이 닦아 껍질 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소화가 쉽도록 살짝 익혀준다. 추운 날씨에는 위장도 쉽게 움츠러들기 때문에 최대한 소화가 쉬운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내도 여전히 예쁜 색을 띠는 보라색 무와 복숭아 빛 래디쉬, 달달한 꼬마 당근, 그리고 연근과 청경채를 더해 정말 예쁜 채소 플레이트를 완성했다. 연말에 멋진 파티를 계획하고 있다면 찐 채소 플레이트로 화려하게 차려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