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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그리고 이슬아 작가

이슬아 생활집-영월편

by 유연한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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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그리고 이슬아 작가.

이 두 조합만으로도 이미 완벽한 책이다.


언젠가부터 나는 영월이 그렇게 좋더라. 영월뿐만 아니라 강원도 시골 마을이 그렇게 좋더라.

동해 바다가 있는 바닷가 마을 말고, 산속 깊숙이 자리한 정선, 단양, 그리고 영월을 특히 좋아한다.

영월에 주천묵집과 황둔찐빵마을이 있어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이슬아 작가가 보고 그린 영월은 어떨까 너무 궁금했다.


받고 보니, 영월군에서 제작을 지원하고 영월에 있는 작은 독립서점 '인디문학1호점'에서 기획해서 만든 책이었다. 이 시대의 셀럽 이슬아 작가의 영월 생활기가 사진과 함께 대부분의 페이지에 실려있고 짤막한 영월 수필 한 편이 에필로그에 실려있었다. 고작 여덟 페이지의 글이야? 했지만 충분했다. 이슬아의 영월은 그 여덟 페이지로 충분했다.


책을 읽다 보니 대학교 때 친구 유리, 선희와 함께 선희네 집에 놀러 갔던 날이 생각났다. 어느 여름날이었고, 셋이서 저녁까지 먹고 신나게 놀다가 헤어지기 아쉽지 않냐며 시내버스를 타고 다 같이 선희네 집으로 간 날이다. 삼사십 분 남짓한 시간 동안 뭐가 그렇게 재미있었는지 우리는 계속 웃었다. 선희네 집에 도착해서 선희 어머니가 끓여주신 구수한 된장찌개에 밥 한 그릇을 또 먹고, 시원한 수박도 먹고, 선풍기 앞에서 선희의 옛날 앨범을 보고 나서야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한다. 언제나처럼 유리는 눕자마자 먼저 잠이 든다. 그런 유리를 놀리다가 선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밤늦도록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던 여름밤. 그 여름밤이 그립다. 내 친구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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