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일 2025
줄을 당기다
끊어진다
망망대해에서
부표를 찾는다
망원경 닿지 않는 곳까지
뚫어져라 보고 또 보면
날카로운 바늘에 뚫린 생명들도
다시 살아 돌아오는 걸까
줄이 엉켰을 때
부드럽게 어루만졌다면
더 빨리 잡아당겼더라면
줄줄이 올라오던 마음들이 떠오른다
강한 바람에도 변함없이 찾아와주던
꿈틀거리던 심장들
간절했던 눈빛들
애태우며 아가미만 꿈뻑
꿈뻑
또다시 너를 놓칠까
목을 빼고 바다를 응시하는 선원들
바로 그때 떠오른다
무엇도 장담할 수 없이 견뎌온 날들을 걸고
무지개가 약속한
만선을 향한 기대에
다시 한번 힘차게 당겨본다
스르르
빛나는 나의 세상이 끌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