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어이, 존! 뭐 좀 찾았어?”
제이콥 트래인, 긴 바지와 긴팔 상의를 걸친 제이콥은 목청껏 존을 불렀으나, 밀림 속으로 들어간 존에게서는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뒤를 보며, 또 다른 과학자인 메리 커티스를 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존은 대체 어디를 간 거야?”
메리는 드디어 투덜대기 시작했다. 항상 말썽만 피우는 존. 동물행동학자인 존 쇼트는, 나이가 벌써 40 줄로 접어들었지만, 정말로 동물인 것처럼 행동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것은 이제 막 50 살을 넘긴 신경생물학자인 메리의 신경에 거슬렸다. 그러나 세 명 중 가장 어린, 그래도 35 살이나 먹은, 식물생리학자인 제이콥은 둘의 티격태격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주지 않았다.
“메리! 그만 신경 꺼. 안 오면 버리고 가면 되지.”
“참으로 신경이 무디군. 제이콥, 우리는 팀이야. 그리고 내가 팀장이란 말이야. 팀원이 없어지면 그건 내 책임이라고.”
메리의 화난 말에, 제이콥은 양손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또 시작이군.'
“맘대로. 난 모르겠으니까.”
그때 덤불이 부스럭거리면서, 존 쇼트의 더부룩한 머리가 불쑥 튀어나왔다. 그리고 그 아래로 통통하게 살찐 존의 몸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회색 반바지에 검은색 반팔 상의를 걸치고 있었다.
“메리! 나 어때?”
호리호리한 몸매에 카키색 반바지를 입고, 분홍 셔츠를 허리에 질끈 동여맨 메리는 짧은 단발머리를 흔들며 존을 쳐다보았다.
“존! 완전히 동물이야. 알겠지?”
그러나 존은 메리의 말을 완전히 무시한 채, 흥분된 목소리로 떠들어댔다.
“메리! 내가 뭘 본 줄 알아? 아마 상상도 못할 걸.”
'또 시작이군.'
옆에 서 있던 제이콥은 오른손 세 손가락으로 자신의 이마를 지그시 눌렀다.
“쉿!”
존은 입술에 손가락을 대었고, 메리와 제이콥은 존의 앞쪽을 바라보았다. 놀라운 광경이었다. 옷을 하나도 걸치지 않은 남자와 여자가 물이 흐르는 냇가에서 놀고 있었다. 젊어 보이는 남녀였다. 키는 170에서 180 사이로 보였고, 둘 다 머리를 길게 기르고 있었다. 살짝 마른 체형의 두 남녀는 다른 사람들이 자기들을 보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른 채, 손으로 물을 떠서 서로의 몸에 뿌리면서 즐겁게 놀고 있었다. 정말로 평화로운 장면이었다.
그러나 메리와 제이콥이 놀란 것은 남자와 여자가 옷을 다 벗고 있어서가 아니었다. 그런 것은 원시부족을 만나면 흔하디 흔한 것이었다. 그들이 놀란 것은 남자와 여자의 피부색 때문이었다. 그들은 녹색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이건 정말 놀랄 일이군.”
제이콥은 흥분할대로 흥분하고 있었다.
"정말 식물 같군."
제이콥은 다른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음, 저 여자는 나하고 똑같네. 가슴이며, 다리 사이의 털까지…….”
메리는 특히 여자를 유심히 관찰했다. 그녀의 눈빛에 살짝 질투가 비쳤다.
“어때? 내가 놀랄만한 것을 찾았지?”
존의 눈이 번들거렸다.
“이제 우리는 논문을 네이처에 내는 거야. 그리고 바로 교수가 되는 거지.”
“존! 정신 차려. 우리는 과학자란 말이야. 그런 거에 신경 꺼.”
제이콥이 존의 어깨를 잡았다. 그러나 존의 눈은 미래의 영광을 보는 듯했다.
“자, 들어봐. 내가 팀장으로서 결정을 했어.”
제이콥과 존이 메리의 입을 보았다.
“저들을 잡는 거야.”
“뭐? 인간을 사냥하자고?”
제이콥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으나, 존은 메리의 손을 잡았다.
“그래. 맞아. 우리는 저들을 가져가야 해.”
“뭐? 가져가? 저들은 인간이야. 물건이…….”
그러나 이미 미래의 부와 영광에 흠뻑 취한 메리와 존의 귀에는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