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 뇌를 비워라!
A. TV 방송
모든 사람들의 집에 텔레비전이 하나씩은 있다.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KBS에서 수신료라는 명목으로 대한민국 모든 가구들에게서 매달 2,500 원 씩 걷어가고 있지 않는가? TV 방송을 보는 값이다. TV를 보는 값이 아니다. 멍하니 TV만 보고 있지는 않겠지? 만약 이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이 챕터를 건너뛰어도 된다. 정말이다. 이 챕터는 TV 방송을 보는 사람들에게만 해당된다.
설마 TV 수신료를 안 내는 사람은 없겠지? 일설에 의하면, 어쩌고저쩌고 하면, 그다음 어쩌고저쩌고 해서, 그리고 어쩌고저쩌고 되더니, 매달 2,500 원 씩 안 내도 된다고도 하기는 하던데, 신경 쓰지 말자. 2,500 원이 아깝기는 하지만, 지금 당장은 이 책을 읽자. 계속하자. 이제 나오는 방송 프로그램들은 없어진 것들도 있을 수 있고, 새로 생긴 것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것은 하나도 안 중요하다.
KBS 1
월요일 (이 편성표는 바뀔 수도 있단다.)
▶ 코로나 19 통합 뉴스룸 (뉴스를 끊기로 했다고 저 위에 써 놓았다.)
▶ 시사기획 창 (이것도 뉴스 아닌가?)
▶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가끔 몇 번 보기는 했다. 동네 구경이 쏠쏠하기는 했다.)
▶ 생활의 발견 스페셜 (실생활에 필요한 알찬 정보를 준다는데…. 저 위에 썼다. 외부 정보들을 전부 차단하기로. 그리고 정말로 물어보고 싶다. 이게 진짜 알찬 정보인가? 다시 한 번 물어보자. 이게 정말 스페셜한가?)
▶ 내 고향 스페셜 (세상에 스페셜이 너무 많다.)
▶ 코로나 19 통합 뉴스룸 (또 뉴스다. 이제 그만.)
▶ 인간 극장 (다른 사람들 사는 거에 관심 없다.)
▶ 아침 마당 (아침부터 수다 떠는 방송이다. 대체 이걸 왜 봐야 할까?)
▶ 코로나 19 통합 뉴스룸 (이걸 계속 보면 코로나에 안 걸릴까?)
▶ 무엇이든 물어 보세요 (실생활에 꼭 필요한 정보란다. 진짜? 꼭 필요해?)
▶ 코로나 19 통합 뉴스룸 (이걸 계속 보면 코로나에 안 걸릴까?) (위에 것, 갔다 붙였다.)
▶ 야생 여정 (그래 좋다. 하지만 난 야생에 관심 없다. 오직 돈 버는 것에 관심 있다.)
▶ 코로나 19 통합 뉴스룸 (이걸 계속 보면 코로나에 안 걸릴까?) (위에 것, 갔다 붙였다.) (다시 갔다 붙였다.)
▶ 네트워크 공동기획 문화 스케치 (지역 간의 어쩌고저쩌고이다. 관심 없다.)
▶ KBS 재난방송센터 (또 바이러스 이야기로 도배할라고?)
▶ 코로나 19 통합 뉴스룸 (지친다.)
▶ 남북의 창 (그래 북한 사람들이 사는 거 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인데?)
▶ 한국인의 밥상 (우리 집 밥상을 보면 된다.)
▶ 코로나 19 통합 뉴스룸 사사건건 (이것도 뉴스 맞지?)
▶ 코로나 19 통합 뉴스룸 (또 뉴스.)
▶ 동물의 왕국 (나는 동물이 아니라네. 인간이라네.)
▶ 6시 내 고향 (설거지 할 시간에 한다. 그냥 틀어놓기는 한데, 연예인들 나와서 떠들어대면 바로 끈다.)
▶ 코로나 19 통합 뉴스룸 KBS 뉴스 7 (이제 그만 말을 하겠다.)
▶ 우리말 겨루기 (영어 단어 겨루기는 안 하나?)
▶ 드라마 (난 드라마를 안 본다. 하지만 드라마는 수다는 아니다. 이건 예술이다. 꼭 보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 코로나 19 통합 뉴스룸 KBS 뉴스 9 (아홉 시 뉴스는 특별한 거 있을까 해서 가끔 틀어놓지만, '역시나.'이다. 별 거 없다.)
▶ 가요무대 (안 본다.)
▶ 더 라이브 (시사 토크란다. 그리고 나와서 쓸데없는 소리만 떠들어댄다.)
▶ 코로나 19 통합 뉴스룸 (잠자기 전에 한 번 더 보여준다. 재탕의 재탕이다.)
화요일 (걱정 마라. 일요일까지 갈 거다.)
▶ 다큐 인사이트 (솔직히 이런 방송이 있는지도 몰랐다. 찾아봤더니, 연예인들이 나오더라. 이게 다큐인가?)
▶ 생활의 발견 (알찬 정보란다. 말을 말자.)
▶ 생활의 발견 스페셜 (말을 스페셜로 말자.)
▶ 내 고향 스페셜 (예전에 살던 뒷집 강아지 이름이 생각난다. 스!페!셜!)
[이제부터 뉴스는 빼겠다. 읽는 사람 생각도 해 줘야지.]
[월요일에 나왔던 방송도 빼겠다.]
▶ 생로병사의 비밀 (가끔씩 본 적이 있다.)
▶ UHD 숨터 (자연과 야생이란다. 동물의 왕국으로 족한다.)
▶ KBS 네트워크 특선 거북이 늬우스 (연예인 나와서 수다 떠는 방송.)
▶ 이웃집 찰스 (대체 왜 나는 한국인이어도 한국에서 돈을 잘 못 버는 데, 외국인들이 이렇게 방송에까지 나올까? 대체 어떻게 했을까? 역시 수다.)
▶ 역사저널 그날 (책으로 보는 것이 훨씬 좋다. 이건 진지하게 말하는데, 동영상을 보는 것은 눈으로 보는 것이고, 책을 보는 것은 머리와 마음으로 읽는 것이다. see와 read 정도는 구별하겠지? 제발 이런 거 보지 말고, 책 좀 보자!)
▶ 바다 건너 사랑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다. 연예인이 나와서 떠들어댄다. 그것도 해외까지 가서.)
수요일 (이제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할 거다. 정말 일요일까지 할 생각일까? 그렇다. 그리고 KBS만으로도 끝나지 않을 것이다.)
▶ KBS 걸작 다큐멘터리 (다큐멘터리는 예술이니까 한 번씩 봐 주자.)
▶ KBS 네트워크 특선 (시사교양이라고 분류가 되어 있는데 뭘까?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검색해도 안 나온다. 연예인 안 나오나?)
▶ 팔도밥상 (우리 집 밥을 보면 된다. 내가 왜 팔도의 밥상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 시니어 토크쇼 황금연못 (연예인들이 나와서 떠들어대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아무나 나와서 떠든다.)
목요일 (같은 방송이 많으니 점점 줄어든다.)
▶ 트레킹 노트 세상을 걷다. (내가 이걸 보면 돈을 잘 벌 수 있을까? 아니면 최소한 인생에 대한 깨달음이라도 얻을 수 있을까?)
▶ KBS 중계석 (음악 프로그램은 신물이 난다.)
▶ 사랑의 가족 (실제로 자기 가족에게도 신경 안 쓰면서…. 대체 이걸 왜 봐야하지?)
▶ 테테루 테디베어 마을의 비밀 (만화다. 이제부터 만화는 빼겠다.)
▶ 영상앨범 산 (시간 때우기인가?)
금요일 (금방 토요일 된다.)
▶ TV 비평 시청자 데스크 (자기 방송을 자기가 평가한다. 기가 찬다. 아마 이런 걸 셀프 머시기라고 할 거다.)
▶ 열린 채널 (시청자가 제작한다고 한다. 그런데?)
▶ 한국인의 노래 (또 노래 방송이다. 지겹지도 않을까?)
▶ 시사 직격 (시사 교양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프로그램들이 이렇게나 많은 줄 몰랐다. 그러나 연예인들이 나와서 떠드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진짜다!)
▶ 다큐멘터리 3일 (3일 동안이나 보고 있어야 돼?)
▶ 다큐세상 (이것도 다큐. 이제 그만. 내가 세상을 직접 경험하지 않고 이렇게 화면으로 보면 대체 나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 내가 돈을 잘 벌 수 있을까?)
토요일 (이제 거의 다 왔다.)
▶ 독립영화관 (그래, 영화다. 영화는 방송이 아니니 가끔씩 봐주자.)
▶ TV는 사랑을 싣고 (예전에 TV가 바보상자라는 말이 있었다. 언제부터 사랑으로 바뀌었지? 역시 연예인이 나와서 과거의 누군가를 만난다. 이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야? 내가 연예인 과거 애인이 누군지 확인까지 해야 돼?)
▶ 남북의 창 (북한에 관심 없다니까.)
▶ 걸어서 세계 속으로 (돈이 없어 해외여행 못 가는 거 아니까, 이런 걸로라도 대리만족하라는 거지? 이거 안 보고, 돈 벌어서, 내 돈으로 갈 거다.)
▶ 한국인의 노래 (노래 방송이다.)
▶ 국악 한마당 (노래 방송이다.)
▶ 동행 (사회적인 내용이라는데, 미안하지만 지금은 내가 더 급하다. 다른 사람들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정말로 돈이 많으면, 신경 쓰겠다. 반드시!)
▶ 시사기획 창 (내가 이걸 보면서 과연 뭘 할 수 있을까? 분개할까? 사회는 더러운 곳이라고 욕할까? 지금은 내 코가 석자다.)
▶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세계의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까지 내가 신경 써야 할까? 평생 한 번도 가보지 못할 곳에 사는 사람들까지 내가 신경 써야 할까?)
▶ 생방송 심야토론 (연예인들 나와서 떠드는 것보다 결코 수준이 높지 않다. 내가 이런 걸 봐야 할까?)
일요일 (이걸로 소위 국영방송이라는 KBS의 일부가 끝났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라. 써놓고 보니까, 내가 보아도 참 지겹다.)
▶ 일요진단 라이브 (정치토크란다. 연예인들이 나와서 수다 떠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
▶ TV 쇼 진품명품 (가끔씩 본 적이 있다. 물건들은 꽤 괜찮은데, 역시 연예인들이 나와서 떠든다. 그리고 사회자는 자기가 다 아는 척 한다. 그렇겠지, 대본을 보았으니까.)
▶ 전국노래자랑 (보통 사람들도 노래를 즐기고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내 시간까지 쪼개서 볼 마음은 없다.)
▶ 역사저널 그날 (역시 연예인들이 나와서 수다 떠는 방송이다.)
▶ 열린 음악회 (노래 방송은 이제 지겹다. 그런데 대체 방송국에서 왜 이렇게 음악을 방송해댈까? 왜? 국민들 집에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기들이 단 한 대도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음악인들이 너무 돈을 못 벌어서, 용돈벌이라도 해주려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기획사에서 부탁해서 틀어주는 것일까?)
▶ 온라인 도전 골든벨 (초창기에 몇 번 본 적 있다. 그러나 그냥 단순한 퀴즈 풀이일 뿐이다. 이게 고등학교 학생들의 학력과 무슨 상관이 있을지 난 도통 모르겠다. 방송이 꼭 목적이 있어야 되냐고? 없어도 된다. 그리고 나는 안 보면 된다.)
▶ 저널리즘 토크쇼 J (음, 뭐라고 해야 할까? 그냥 수다 떠는 방송?)
▶ 글로벌 다큐멘터리 (내가 왜 다른 나라, 다른 문화, 다른 시간대에 관심을 가지고 이걸 봐야 하지?)
▶ 안디무지크 (뭔지 몰라도, 무지크라니까 음악 방송 같다.)
여기까지 해서 국영방송 KBS 1의 한 주간 편성표를 보았다. 느낌이 어떤가? 과연 볼만한 프로그램, 아니 꼭 봐야만 할 프로그램이 있던가? 있던가? 볼만한 프로그램이 몇 개는 있었지만, 꼭 봐야만 할 프로그램을 나는 단 한 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므로 KBS 2, EBS, MBC 등도 더하면 더했지 이것보다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 단 한 마디로 말해서 봐야 할 방송이 하나도 없다.
뉴스에는 주로 무엇이 나오는가? 사건 사고다. 국내 정세도 나오고 세계정세도 나온다. 일상다반사인 사건 사고, 보면서 "어쩌면 저럴 수가 있지?" 하면서 욕도 하고, 분개도 하고, 감정이입도 한다. 그래서? 그러면 돈이 벌려? 내가 열심히 뉴스를 보면, 방송국은 돈을 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번다. 뉴스 진행자 및 스태프들도 번다. 분명히 당신보다는 더 벌 것이다. "아, 이 사람아! 그들도 먹고 살아야지?" 그래, 맞는 말이다, 그들도 먹고 살아야 한다, 그러나 그건 그들이 먹고 사는 거지, 내가 먹고 사는 게 아니다.
연예인들이 텔레비전에 나와서 매일 떠들어댄다. 연예인들의 가족까지 나와서 매일 떠들어댄다. 이제는 연예인들의 강아지까지 나와서 매일 짖어댄다. 그리고 우리들은 열심히 이것을 본다. 그러면 돈은 누가 벌까? 열심히 보아주는 내가 벌까? 아니면 텔레비전에 나오는 그들이 벌까? 이게 너무 재미있다고 하는 사람은 열심히 보기를 바란다. 단, 돈은 당신이 아니라, 그 사람들과 그 사람들의 가족과 그 사람들의 강아지들이 벌어갈 것이다. "나야 돈 좀 안 벌어도 돼." 하는 사람은 지금 당장 이 책을 집어 던져 버려라! 그리고 친구에게 선물하라! 살면서 좋은 일, 한 번은 해야 하지 않을까?
자기 자신이 먹고 사는 것에 관심이 없고, 방송국 사람들이 먹고 사는 것에 관심이 있으면, 열심히 방송을 보자. 그래서 방송국 사람들이 잘 벌고 잘 먹고 잘 살게 해주자. 무엇이 문제인가? 그렇게 하면 될 것을. 아니면 돈이 아주 많던지. 돈이 금고에서 썩어날 정도면, 방송을 봐도 된다. 이제 더 안 벌어도 될 지경이면 방송을 봐도 된다.
한 번 찾아보았다. 과연 연예인들이 나와서, 연예인들의 가족이 나와서, 연예인들의 개들이, 고양이들이 나와서 떠들고 짖어대는 방송이 몇 개나 되는지 찾아보았다. 소위 말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방송국에서는 연말에 예능 프로그램에 대하여 시상도 한다. 당연히 그래야지. 이게 얼마나 돈을 많이 벌어다 주는 프로그램인데. 대한민국 국민들이 넋을 놓고 보는 프로그램인데. 여기에 달라붙는 광고가 몇 개이고, 그 수입이 얼만데. 이제 방송 3 사의 예능프로그램을 열거해 보겠다. 그냥 검색했다. 어디에서? 네이버에서. 숨길 거 없다. 찾는 시간이 아깝다. 빠진 것이 있더라도 상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