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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금현 Sep 09. 2024

부자가 되고 싶은가-16

네 번 째 범주가 투자 설명서다.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하여 상세히 쓴 책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전부 틀렸다. 간단히 생각해 보자. 내가 돈을 엄청나게 벌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하자. 그러면 그 방법을 남과 공유할까? 아니면 나 혼자만 알고 있을까? 정답은 자명하다. 길게 쓰지 않겠다. 나 역시 주식 투자를 하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결코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는다. 투자 설명서들이야말로 정말 쓰레기다. 사서 보는 것은 자기 맘이나, 그러면 두 가지를 손해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손해는 저 위에 적혀 있다.


그럼 이 책은? 음, 이 책은 수다가 아니다. 비록 수다라는 형식을 취하고는 있으나, 결코 수다는 아니다. 그 이유도 말해 주겠다. 이 책은 불편한 진실, 받아들이기 힘든 진실을 여러분에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개발서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는가? 희망을 보여준다. 일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는가? 그 사람의 삶을 보여준다. 덤으로 희망적인 메시지도. 이게 없으면 사람들이 감동을 안 하니까. 미래 예측서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는가? 미래를 잘 대비하면 잘 될 거라는, 거짓으로 포장된 희망을 보여준다. 투자 설명서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는가? 솔직히 말하면 아무 것도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속에서 나도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희망을 찾는다. 이런 책들은 왜 희망이라는 공통된 메시지를 담고 있을까? 불쌍한 중생들이 책을 보고 난 후, 희망을 가지면서 기분이라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은 기분으로 사는 곳이 아니다. 우리 인간들이 세상을 이렇게 만들었다. 아주 옛날, 그러니까 동굴에서 살던 원시 인류들은 이렇게 안 살았다. 그들은 하루하루 목숨을 이어가기 위하여, 서로 협력하면서 동물을 사냥하고, 나무에서 과일을 땄다. 옆 동네 애들이 쳐들어와 음식을 빼앗아 가면, 두 배로 가서 복수를 했다. 참 인간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느 누구도 절대 자기가 필요한 것을 전부 만들지 않는다. 우리는 이것을 협업이라고도 하고 분업이라고도 하고, 고도성장이라고도 하고, 무역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지금 우리가 동굴에서 살던 우리 조상들보다 더 행복한가? 동굴에서 살던 우리의 조상들은 최소한 돈을 벌기 위해 살지는 않았다. 우리는 지금 돈을 벌기 위해 산다. 우리가 이렇게 만들었다. 시중의 자기 개발서, 일기, 미래 예측서, 투자 설명서들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나는 그렇게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차라리 실용서들을 읽어라. 거기에는 최소한 거짓은 없다.


이 책은 불행에 대하여 쓴 책이다. 이렇게 하면 불행해진다는 것에 대하여 쓴 책이다.


테레비 앞에 자빠져 연예인들이 수다 떠는 거나 보고 있으면, 불행해진다.


컴퓨터 앞에 자빠져 유튜브나 보고 있으면, 불행해진다.


컴퓨터 앞에 자빠져 네이버나 다음에서 클릭질이나 하고 있으면, 불행해진다.


스마트폰을 들고, SNS나 하고 있으면, 불행해진다.


연예인들, 연예인들의 가족, 연예인들의 개새끼들에까지 관심을 가진 채 산다면, 불행해진다.


쓰레기 책들이나 읽으면서 희망을 가지면, 불행해진다.


자기 개발서, 일기, 미래 예측서, 투자 설명서들을 쓰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이런 책들이 쓰기가 무척 쉽다는 거다. 그냥 컴퓨터 앞에 앉아서, 키보드를 두들기기만 하면 되니까. 진실이든 거짓이든 상관없다. 두 번째 이유도 말해 주겠다. 간단하다! 돈을 벌기 위해서다. 끝!


여기까지 뇌를 비우는 방법에 대하여 썼다. 다음은 조금 다른 것을 쓰겠다. 이제부터 내가 어떻게 돈을 낭비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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