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젊을 때 노는 것
이런 노래도 있다.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노나니.
맞는 말이다. 그리고 한편으론 틀린 말이다. 이렇게 고쳐야 한다.
노세, 노세, 돈 있으면 노세. 돈 있으면 늙어서도 논다네.
젊을 때 놀지 못해서 안달이 났어? 그럼 놀아라. 돈 써라. 단 늙어서 고생이다. 지하철 노약자석의 노인들, 그것이 미래의 나다. 여자도 마찬가지. 지금 예쁘고 탱탱하고 발랄하고 젊지만, 결코 영원히 가지 않는다. 노약자석의 할머니들, 나이 든 아줌마를 봐라. 미래의 내 모습이다. 아닐 것 같은가?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신은 철이 덜 들었거나, 아니면 미친 것이다. 포항제철이나 국립정신건강센터, 이렇게 두 군데를 추천한다. 돈 많은 여자들은 지하철 안 탄다. 지금 즐기고, 나중에 지하철 탈래?, 아니면 지금 돈 벌고 나중에 기사 딸린 자가용 탈래? 모든 건 자기의 선택이다. 나중의 선택이 아닌 지금의 선택이다. 강요한다고? 그렇다! 강요하는 거다! 그것도 아주 불친절하게!
지금도 놀고, 늙어서도 돈 많으면 되잖아? 맞는 말이다. 정말로 맞는 말이다. 최고의 선택이다!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해라. 단 오늘 못 번 돈과 오늘 써버린 돈 만큼 미래의 돈이 줄어들어 있을 것이다.
C. 불필요한 지출
사람이 살면서, 자신의 생활을 영위하는 데 얼마나 돈이 필요할까? 계산을 해 볼까? 계산해 보나마나다. 돈을 쓸 데가 얼마나 많은데. 돈이 있으면 있는 데로 어딘가에 돈 쓸 일이 생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럴 때마다 돈을 쓴다.
“그래, 어차피 쓸 돈이었어.”
“이거 아낀다고 뭐가 달라져?”
세상에 어차피 쓸 돈은 없다. 그 순간 안 써야지 하면 안 쓸 수도 있는 돈이 얼마나 많은지 우리는 잘 모른다. 그리고 더 중요한 한 가지! 이거 아끼면, 뭐가 달라져도 달라진다. 하지만 우리는 그걸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한 번 테스트해보자. 돼지저금통을 준비할 것도 없다. 플라스틱이 넘쳐나는 세상이니까, 네모나든 동그랗든 상관없다. 플라스틱 상자도 좋고, 플라스틱 컵도 좋다. 날마다 거기에 백 원짜리 동전을 하나씩 넣는 거다. 한 달 만 해보자. 뭐가 달라진 것이 없나? 아무 것도 달라진 것이 없을까? 돈이 여유가 있으면, 좀 더 큰 상자를 고르자. 이번에는 날마다 천 원짜리 지폐를 한 장씩 거기에 넣는 거다. 이래도 뭐가 달라진 것이 없을까? 아직도 모르겠다면, 이번에는 좀 좋은 상자를 골라, 거기에 날마다 만 원짜리 한 장씩 넣어 보자. 분명 뭐가 달라져도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면 과연 뭐가 달라져도 달라졌을까? 상자에 돈이 모인 거? 내가 한 달에 30 만 원 모은 거? 아니다. 내가 불필요하게 지출하던 돈이 밖으로 새지 않고, 내 것으로 고스란히 내 집에 있는 것이다. 아울러 나 자신이 변했다. 이게 제일 큰 것이다. 돈을 쓰는 나의 자세가 변했다.
살면서 내가 대체 얼마를 쓰고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관심 없으면 안 해도 된다. 그러나 나는 무척 관심이 많다. 남자와 여자가 돈을 쓰는 용도가 많이 다를 수도 있다. 아니, 아마 많이 다를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입고 먹고 자고 하는 것에 돈이 들어간다. 휴대폰도 사용해야 한다. 안 쓸 수 없는 사회가 되었으니까. 단돈 몇 천 원, 몇 만 원 줄여서 뭐하게? 단돈 몇 천 원, 몇 만 원 줄이면, 내 주머니에, 내 은행 계좌에 단돈 몇 천 원, 몇 만 원이 늘어난다. 싫은가? 싫으면 관두면 된다. 나는 내 은행 계좌에 단돈 몇 천 원, 몇 만 원이 늘어난다면 무엇이라도 하겠다. 이제부터 뇌를 채우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자. 그 전에 돈 이야기 좀 더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