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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금현 Nov 01. 2024

닉을 찾아서(Finding Nik)-24

43.


줄리어스는 침대에서 눈을 떴다. 작은 방이다. 이불에 덮여 있었다. 온 몸이 욱신거렸다. 손목도 시큰거렸다. 얼굴이 아팠다. 입을 벌리고 턱을 좌우로 움직였다.

“깼어요?”

낭랑한 목소리가 들렸다. 눈을 들어 보니, 침대 옆에 낸시가 있다. 방 밖에서는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줄리어스는 낸시의 얼굴을 보았다.


‘똑똑’

“들어오세요.”

낸시가 문을 열었다. 깔끔하게 제복을 차려 입은 젊은 남자가 서 있었다.

“브라운 경관, 이제 나가봐.”

“예, 로이드 서장님.”

낸시는 줄리어스를 한 번 쳐다보더니 밖으로 나갔다.


로이드 서장은 의자를 끌어다 침대 옆에 앉았다.

“줄리어스 애슬로우, 나는 월터 로이드 서장이요. 우리 얘기 좀 할까?”

줄리어스는 침대에 그대로 누워 있었다.

“아, 다시 만났군요. 어쨌든 구해준 건 고맙습니다. 그런데 대체 날 어떻게 찾은 겁니까?”

로이드 서장은 빙그레 웃었다.

“미스터 애슬로우, 우리는 뉴욕 경찰이오. 세계 최대 도시의 경찰이란 말이오. 여기 인구가 얼마인지 아시오?”

줄리어스는 피식 웃었다.

“그런 건 관심 없어요.”

서장은 두 손바닥을 비볐다. 그 다음 열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했다.

“자그마치 칠 백만이오, 군대로 따지면 사단 삼백 개를 만들 수 있지. 상상이 됩니까?”

“그래서 어쨌단 말입니까?”

두 손을 허리춤에 올린 서장은 줄리어스를 노려보았다.

“자, 이제 그런 이야기는 그만 둡시다. 난 당신하고 다른 얘기가 하고 싶으니까.”

“그럽시다. 뭐든지 물어 보시오. 그 망할 놈의 금은 빼고. 난 가진 게 그것뿐이니까.”

“당신 말이야, 폭탄에 대해서 뭘 얼마나 알고 있지? 그 있잖아. 세상을 날려버릴 정도의 폭탄 말이야.”

줄리어스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벽에 기대었다.

“아, 그거, 나도 잘 몰라요. 그냥 들은 얘기라니까.”

로이드 서장이 인상을 썼다.

“당신 본명이 뭐야? 줄리어스 애슬로우, 이건 아닐 테고.......”

줄리어스는 대꾸를 안했다.

“이봐, 줄리어스, 에프비아이(FBI)가 오고 있어. 그럼 대단히 곤란해져. 순순히 털어 놓는 게 어때?”

“.......”

“아, 그리고 그 사람은 대체 왜 찾지? 폭탄하고 관련이 있나? 그래?”

“낸시가 그러던가요? 거, 못 믿을 여자네.”

“줄리어스, 얘기 돌리지 마.”

로이드 서장은 담배를 꺼냈다.

“담배?”

줄리어스는 고개를 저었다. 서장은 담배에 불을 붙였다. 한 모금 빨더니 연기를 뿜었다. 그는 눈을 감았다가 떴다.

“낸시를 구해준 건 고마워. 내가 감사를 표하지. 린든이야 쓰레기였으니까 죽어도 상관없어. 이봐, 줄리어스. 당신이 다 털어놓으면, 그깟 놈 하나 죽은 건 내가 해결해줄 수 있어. 자, 폭탄 이야기를 해 봐.”

“무슨 폭탄? 난 모른다니까!”

줄리어스는 빽 소리를 질렀다. 로이드 서장은 혀를 끌끌 차더니 그대로 나가버렸다.


문이 열리더니 암스트롱과 또 다른 경관이 들어왔다.

“줄리어스 애슬로우, 독방이다.”



44.


창문이 하나도 없는 육면체의 상자 속에 갇힌 존은 앞뒤로 몸을 살랑살랑 흔들었다. 정면의 패널에 있는 감지 장치는 줄리어스의 머신이 내는 신호를 찾고 있었다. 그 옆에 달려 있는 숫자가 빠르게 바뀌고 있었다. 1942 년 2 월 5 일로 설정된 도착 시간을 보고 있던 존은 외투 안의 주머니에 들어 있는 두툼한 물건을 만졌다.

“휴, 이걸 사용할 일이 없기를 바라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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