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장 후보자인 박지원 전 의원이 12년간 624회의 금귀월래를 했다고 한다. 그 거리만 43만여 km, 지구 11바퀴에 이른단다. 금귀월래, 박지원 전 의원이 즐겨 쓰던 용어인데 필자는 사실 이 표현을 들은 게 최근이었다.
금요일에 지역구로 귀향해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에 국회가 있는 여의도로 돌아온다는 뜻을 사자성어처럼 만들어 표현한 것이다.
비단 국회의원 뿐이랴. 직장인도 마찬가지다. 서울 등 수도권에 직장을 얻은 사람들은 금요일에 고향에 갔다가 월요일 새벽 서울로 돌아오는 금귀월래를 할 게다. 특히 수년 전부터 지방균형발전정책에 따라 많은 공기업들이 지방으로 이전한지라 금귀월래하는 직장인들이 더 늘었다.
그런데 이 ‘금귀월래’라는 말, 누가 만들었을까? 신조어라는 게 누가 처음에 만들었는지 확실히 밝혀지는 경우는 드물다. 기사를 검색해보면 2000년대 이후에 나타난 걸로 추정된다. 특히 2004년 KTX 개통 이후 전국 반나절 생활권이 실현되면서 금귀월래가 가능해졌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60년대만 해도 서울 사대문 안에서 지금의 강남을 가려면 1박 2일 걸렸다는 믿기 어려운 역사도 있다. 한강 다리가 많지 않아서 나룻배를 타고 건너야 했는데, 나룻배가 자주 다니는 것도 아니고 해가 지면 운행을 하지 않았던 탓이란다. 또 영동대교의 영동이란 지명이 영등포의 동쪽이란 뜻이란 걸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지금의 전국 반나절 생활권은 비약적 성장으로 가능해진 일이란 얘기다. 금귀월래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고 따라서 그 용어 자체가 있었을 리 만무하다고 할 수 있겠다. 적어도 80년대까지는 (필자의 개인적 추정일뿐 확인할 방도는 찾지 못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