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취재! 취재원과의 관계 구축법 2.

출입처 족보를 외워라

by 윤경민

실전 취재! 취재원과의 관계 구축법 2.

둘째, 출입처 족보를 외워라!


이건 사실 내가 잘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걸 유독 잘하는 기자들이 있다.

정부 부처라면 과장, 국장, 실장, 차관, 장관 등이 행정고시 몇 회 출신인지,

고등학교는 어디 나왔고 대학은 어디 나왔는지 기막히게 꿰뚫고 있는 기자들 말이다.

어느 국장이 서기관 때 무엇을 주로 담당했고 무슨 보직을 거쳤는지,

유학은 다녀왔는지, 부처 내 누구랑 행시 동기인지 등 관련 족보를 외워둬라.

그러면 그 사람을 만나 차 한잔을 하더라도 화젯거리가 풍부해질 것이다.


특히 특별한 인맥을 만들려면 기자와 같은 고향, 같은 고등학교 출신을 찾아라.

결코 바람직하진 않지만 여러 지역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집단에서 공통의 연결고리를 찾으면 반갑기 마련인 게 현실이다. 학연, 지연이 아직도 통하는 세상이다.

물론 그것이 불공정으로 이어지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취재하기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요인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학연은 분명 좋은 재료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학벌을 믿고 게으름을 피우는 기자는 부지런한 기자를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

YTN 기자의 대략 70%는 SKY 출신이다. (내가 퇴사하기 전인 2011년 기준)

서울법대 출신도 있다. 서울법대 출신은 법조 취재에 매우 유리하다.

검찰이나 법원, 법무부 고위 당국자의 70%가량이 동문이기 때문이다.

학연을 활용해 취재원과의 밀접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외교부라면 서울대 외교학과나 정치학과 한국외대 서반아어학과 출신이 많이 포진해 있으므로

이 학교들 출신 기자들은 취재원 확보가 비교적 수월해진다.

일반 정부 부처도 행시 출신 공직자들이 고위직에 포진해 있는데 이 중 상당수가 SKY 출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SKY 출신 기자들은 학연을 통한 취재원 확보가 용이하다.


비 SKY 출신인 나로서는 사실 어느 출입처를 나가든 불리한 환경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그럴수록 기를 쓰고 취재에 매달렸다.

안면에 철판 깔고 매일 아침 전화하고 방으로 찾아가고 무슨 일이 생기면 수시로 전화했다.

체질상 술에 약했지만 폭탄주 십여 잔은 악으로 깡으로 마셨다.


셋째 취재원의 경조사를 챙겨라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실전 취재! 취재원과의 관계 구축법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