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뒤에서 일을 꾸미거나 때로는 아첨 떠는 일을 가리켜 ‘사바사바 한다’는 표현을 쓴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다.
뒷거래를 통하여 떳떳하지 못하게 은밀히 일을 조작하는 짓을 속되게 이르는 말.
동사와 명사로 쓰인다. 예문은 아래와 같다.
소위 사바사바가 대학만은 통할 수 없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고 생각하면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이숭녕, 대학가의 파수병≫
트럭 한 대를 굴리는 영세 운수업자는 수송대 하사와 휘발유 한 드럼을 사바사바 한다.≪홍성원, 육이오≫
사바사바는 어디서 온 말일까?
일본어에도 ‘사바사바’라는 말이 있다.
마음이 후련하거나 성격이 시원시원한 것을 뜻한다.
때문에 우리가 쓰는 ‘사바사바’의 의미와는 거리가 멀다.
대신 ‘사바오요무’ (鯖を読む)라는 말이 있다. 사바 (鯖)는 고등어, 요무 (読む)는 읽다, 세다는 뜻. 고등어를 센다는 뜻이다. 어시장에서 상하기 쉬운 고등어를 빨리 상자에 담느라 몇 마리를 넣었는지 잘못 세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면서 생겨난 말이다.
고등어 장수가 일부러 속이는 경우도 있었는지 ‘고등어를 세다’라는 말이 수량을 속여서 이익을 탐하다는 뜻이 되었다. 때문에 우리가 쓰는 ‘사바사바’가 이 수량을 속여서 이익을 탐하다는 뜻의 ‘사바오요무’에서 왔다는 해설이 설득력을 갖는다. 이를 알고 쓰는 이가 얼마나 될까?